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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Note
  • 오직 그녀의 것
  • 김혜진
  • 15,120원 (10%840)
  • 2025-09-30
  • : 15,880
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 라는 소설을 무척 좋아해서 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마음이었다. 기다림 끝에 만난 신작 오직 그녀의 것은 편집자라는 직업과 편집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주인공인 석주를 통해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이야기였다. 실제와 얼마나 다를까 싶을 상세한 묘사에 내가 출판업계에 일하는 것처럼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고, 석주의 일상에 일하는 내모습을 포개어 보기도 했던 것 같다.

책을 귀히 여기는 이에겐 반드시 가닿을 이야기,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는 열정 속에 사랑이 있었다.

책을 좋아하나요?

#문학동네 #오직그녀의것 #김혜진 #장편소설

📚밑줄 그은 문장들

석주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어째서 책만드는 일이 아니라 글쓰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여겼는지 알 수 없으나 당시엔 그것만이 불확실한 장래를 구원해줄 유일한 희망처럼 보였다. p.85

오래도록 그녀에게 열정은 한순간 사람을 사로잡는 무엇이었다. 그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의지라는 것. 그것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는 것. 그 시절, 석주의 열정은 사람을 단번에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만히 길들이는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일에 집중되고 있었다. p.87

마치 자신이 그 책을 택한 것이 아니라 그 책이 자신을 택하기라도 한 것처럼. p.112

삶이 아주 길다고 믿었던 시절, 자신이 어떤 책을 만나고, 또 어떤 책을 만들지 알 수 없었던 시절, 모든 것이 막연한 가능성에 불과하던 시절. 석주가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앞으로 펼쳐질 그녀의 삶을 가만히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p.113-114

그러나 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경험이 쌓여도 능숙해지지 않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에겐 사람을 만나는 일이 그랬다. 그것은 늘 처음처럼 어려웠고 익숙해지지 않았다. p.129

처음 손을 뻗어 한 권의 책을 꺼낼 때의 설렘, 애호를 넘어 감탄으로 번져가던 그 마음은 작가를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거기엔 펼치고 넘기고 읽는, 책이라는 형식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p.184-185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게 견딜 만해졌고 마침내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어떤 감정들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p.252

좋아하는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밉고 싫고 그만두고 싶어도 꾸역구역 해나가게 되거든요. 예전에 제 사수가 그러더군요. 뭘 좋아한다는 게 원래 그런 거라고. 더 좋아하고 많이 좋아할수록 마음 다칠 일이 많다고. p.253-254

이야기가 향하는 곳이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허구의 서사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밀한 기억과 감정이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실은 읽는 행위의 전부라는 것 또한.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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