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여름
형연 2025/08/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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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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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 2025-08-12
: 2,725
이 여름에 흠뻑 적셔진 기분으로 읽었다. 나는 작가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에 10대였고 전경린의 소설을 읽기엔 아직 어린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할 때였기에 조금은 금기시되고 퇴폐적인 느낌의 그 어떤 사랑을 기대하며 그녀의 소설을 몰래 읽던 기억이 난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다 읽어내고 싶던 시절이었다. 아득해진 시간 속에서 다시 만난 전경린의 소설은 지금 읽어도 섹시하다.
애석하게도 사랑과 남녀관계에 있어서 나는 그때 그 시절에서 얼마 나아가지 못했다. 그래서 <얼룩진 여름>은 여전히 내게 많은 의문을 남기지만 그동안 나를 스쳐 지나간 일련의 경험들이 이전과는 다른 이해의 여지를 주기도 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사랑보다는 욕망과 균열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 키워드일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사랑보다 욕망을 이해하는 편이 내게도 조금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사랑이 전에 없었다고 해서, 상처를 주고 아무런 결과도 맺지 못했다고 해서 내 사랑이 의심받을 수는 없다. 실제로는 이렇게 불쾌하고 의혹에 가득 찬 숱한 사랑들이 침묵 속에 가라앉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p.323
#다산북스 #전경린 #장편소설 #얼룩진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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