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묻는다. 이대로 괜찮은지.
형연 2025/07/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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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게 묻는다
- 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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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 2025-06-11
: 2,534
‘다들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살아내는지, 묻고 싶었다’
책의 띠지에 적힌 저 문장 때문에 이 소설이 읽고 싶었다. 살면서 늘 궁금했지만 나 아닌 타인에게 쉽게 물을 수는 없던 질문이었기에.
다른 정보 없이 이 소설을 읽게 되어 차라리 다행이었다. 나를 분노케하고 흥분하게 만드는 소재인 아동학대를 기반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미리 알았다면 이 소설과 무관하게 읽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 대상은 아직 스스로를 지킬 힘이 약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하기 때문에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그런 잔인함에 어떻게 사랑을 붙일 수 있는거냐고도. 사랑은 대체 무엇이기에. 이러한 내면의 의문을 긴 이야기로 풀어낸 이 소설을 보면서 나 역시 내 안의 늘 의문으로만 남아있던, 도무지 모르겠는 그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사적복수는 옳지 않은걸까. 법이 제대로 된 심판을 하지 못하는데 피해자들의 억울함은 어디서,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까. 현실에서 불가능한 어떤 지점을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가 실현해줄 때 우리는 다른 식의 결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 소설이 그랬다.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던 문장은 작가의 말에 나온다.
“ 다들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살아내는지, 슬퍼도 웃는 아이와 기뻐도 우는 어른에게 묻고 싶었다. 모든 것을 참지만 어떤 것도 믿지 못하는, 모든 것을 바라면서 어떤 것도 견디지 못하는, 불가해한 용광로 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싶었다. ”
+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나왔으면🌿
++ 정용준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져서 읽어보려고 한다.
📚밑줄친 문장
p.13 파도를 덮는 파도. 바람을 밀어내는 바람. 흉터 위에 다시 생기는 상처.
p.78 나쁜 사람은 갑자기 착해지지 않고 슬픈 마음은 이유 없이 좋아지지 않는다. 좋은 것은 나빠지고 나쁜 것은 더 나빠진다.
p.84 가장 잔인한 사람은 나를 모르는 타인이 아니에요. 나를 속까지 알고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죠.
p.198 이제는 이런 일을 숭고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덧없는 말은 덧없는 말. 무의미한 건 무의미할 뿐. 다른 무엇이 되지 않는다.
#너에게묻는다 #정용준 #장편소설 #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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