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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Note
  • 나를 기른 냄새
  • 이혜인
  • 15,120원 (10%840)
  • 2024-11-29
  • : 770
냄새로 이렇게 깊은 글을 써낼 수도 있는거구나,
제목이 나를 기른 냄새인 이유가 있었다.

후각이 발달해서 냄새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한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는내내 작게 기뻤다. 내 감정을 누가 읽어주는 것 같아서. 다만 어떻게 그 감정을 이런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는 감탄과 놀라움이 동반되었다.

사실 이 책의 서두인 두 번째 작가의 말에서 나는 이미 반하고 말았다. 무척이나 솔직함에도 아름답게만 느껴지는게 참으로 생경했다. 나에게 솔직함이란 아름다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더. 그것은 날 것의 어떤 것이기에 다 드러내어 차마 가리지 못한 어떤 부끄러움을 동반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은 달랐다. 숨기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데 그 방식이 왠지 모르게 아름답다고 느껴졌고 부드럽게 읽혔다. 그 점에 반해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을 어루만지듯 읽고 싶었다.

저자의 삶이 담긴 글 속에 내 삶도 있었다. 나는 차마 글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감정들이 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키며 나를 그 문장들 속에 빠져들게 했던 것 같다.

페이지마다 붙인 태그와 읽으면서 더듬어봤던 내 감정들, 모두가 소중해졌다. 나도 나를 기른 냄새가 있음을 알게 됐기에.

#북리뷰 #에세이 #나를기른냄새 #이혜인 #청과수풀

p.8
흐릿한 불편함이 선명한 아픔으로 바뀌는 그 과정에서 나는 나의 모순과도 가까워질 수 있었다.

p.9
그때 생각했다. 사람은 순하고 평화로운 순간만으로 자랄 수 없구나. 마음이 돌부리에 걸리는 그 순간을 외면하지 않을 때, 사람은 아주 조금씩 성장하는 거구나. 냄새가 다시 한번 일러준 것들이다.

p.10
나의 글도 분자와 같은 가벼운 무게로 읽는 이의 코에 닿았으면 좋겠다. 읽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어코 맡아져서 콧속이 근지럽고 때로는 콧잔등이 찡해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세상을 보이는 만큼 해석하지 않고 맡아지는 만큼,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존재까지도 헤아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두번째작가의말 #밑줄친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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