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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Note
  • 용기 있게 얼스어스
  • 길현희
  • 16,200원 (10%900)
  • 2024-11-10
  • : 396
얼스어스는 내가 애정하는 카페 중에 하나다. 얼스어스의 제철과일 케이크를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작고 소박하지만 늘 찾는 사람이 많은 이 카페가 이렇게 오래 갈거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이미 포화상태의 시장인데다 잘 나가다가도 2-3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곳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내가 좋아하는 과일이 제철인 시기에 반드시 이 곳을 찾았고 제철의 행복을 누리며 기뻐하던 해들이 켜켜이 쌓여갔다. 그러면서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런 마음으로 얼스어스를 찾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디저트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 취향 탓도 있지만 맛있고 재밌고 예쁘기까지 한 얼스어스의 느린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조용히 오래 사랑받는 이 카페의 저력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보고 싶었지만 눈에 띄는 단골도 아닌데다 조용히 즐기다가 사라지는 스타일이라 직접 물어볼 용기도 없었다. 그러던 차에 유유히에서 얼스어스에 대한 책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궁금해했던 영업비밀이 드디어 공개되는가 싶어서.

책 제목도 케이크 작명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용기있게얼스어스
용기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의미 말고도 번거로운 포장법의 용기를 의미할 수도 있으니 참으로 얼스어스답지 아니한가.

책 속에는 얼스어스를 어떤 마음으로 오픈하고 운영하게 됐는지가 자세하게 쓰여 있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이 일이 그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그런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고 그걸 실현시킬 나만의 방법을 찾지 못해 놓아버렸는데 그걸 해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아프기도 했다. 대단하리만치 크게 이뤄야 되는 꿈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현실 운운하며 시작보다 포기를 택했던 나와 달리 얼스어스의 대표님은 그걸 작고 소박하게 시작하여 본인의 세계관을 확장시켜 왔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정말 컸다.

진심이 통할까라는 의문보다 진심은 통한다는 믿음,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목적은 분명했기에 항상 진심일 수 있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불편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드는 얼스어스의 진심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곳을 아끼고 좋아하게 만들었다.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본디 원목 인테리어에서만 느껴지는건 아닐 것이다. 이 곳을 그런 곳으로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 때문이겠지.

유행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곳보다 흐르는 시간 속에 멋스럽게 낡아가고 오래 사랑받는 곳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얼스어스의 앞으로의 10년, 20년도 기대해본다.

#북리뷰 #용기있게얼스어스 #길현희 #유유히출판사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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