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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Note
  • 나의 뉴욕 수업
  • 곽아람
  • 16,200원 (10%900)
  • 2023-04-25
  • : 874
뉴욕이라는 도시에 끊임없이 매료되는 나는
이전에 봤던 책의 개정증보판까지 보고 싶었다.

공허한 일상을 지적 허영심으로라도 채우고 싶은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책 제목도 나의 뉴욕 수업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의 개정판인지 몰랐더라도 결국 소장하고 말았을 이유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언제나 궁금한 나는 여행을 통해 그 갈증을 해소하려 했었다. 낯선 곳에 나를 놓아두는 것이 두렵고 겁이 나는 것만큼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자극했기 때문에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감수하면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기회를 만들어 가며 떠났던 것 같다.

생활은 여행과 분명 다를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해외에서 거주하는 삶을 꿈꾼다. 외노자의 삶이든, 유학생의 삶이든.

그래서 곽아람 작가님의 이 책을 다시 보며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흥미로웠던 것 같다. 나 대신 내가 꿈꾸는 삶을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 늘 그런 대리만족과 간접경험을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림을,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 화가의 그림을 통해 뉴욕을 만나는 기분이라니. 이는 마치 영화 캐롤을 보며 설렜던 그 감정과 비슷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 작가의 사진 속 뉴욕을 보는 것처럼. 호퍼의 그림은 그의 시선 속 뉴욕이 어떤지를 보여주었다. 쓸쓸하고 건조한데 웬지 모를 위로가 느껴지는, 외롭지만 따뜻한 느낌. 그림 속 이 도시의 고독함을 그냥 지그시 오래 쳐다보고 싶어졌는데, 다행히 실제로도 그럴 기회가 서울에 생겨 기쁘다.

그녀의 가감없이 솔직한 글들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고 읽는 동안은 뉴욕에서 같이 수업을 듣는 청강생이 된 기분이었다. 미술관에서 하는 수업이라니 설레지 않을소냐. 지나고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림도 그런 매개체였단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을 건너 그 시절이 내 앞에 당도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아서 전시회 보러 가는걸 그렇게 좋아했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알고보니 나는 오래 살아남은 것들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공통점. 유럽도, 종이책도, 필름사진도. 세월을 견디고 오래 사랑받는 것들, 참 소중하고 아름답다.

[내가 밑줄 친 문장😌]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좋은 것보다 싫은 것이 많아진다.
싫은 걸 영원히 멀리하는 꽉 막힌 중년이 되고 싶지는 않다.
p. 109

한번쯤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보고 싶었다.
p. 168

책읽기란 오래전부터 내게 또다른 세계와의 만남, 일종의 접신과도 같은 것이었다.
p. 204

“운명이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삶이란 어떤 면에서 동화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p. 217

그림이란 결국 현실의 간난함과 고통스러움을 거르고 가려주는 장치가 아닐까, 이런 순간이면 그런 생각을 한다.
p. 246

결국 사람이 어떤 장소를 사랑한다는 건 그 장소에 얽힌 추억을 사랑하는 것과 동의어가 아닐까.
p. 279

예술가들에게 여행은 자극이다.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자기 안의 세계에 또다른 문을 열어주는 일인 걸까.
p. 308

#북리뷰 #나의뉴욕수업 #곽아람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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