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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l1223님의 서재
일에 대해 생각을 않고 있다가 곧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을 생각하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에 대한 고찰중 꽤 많은 부분이 공감되었다.

일은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이라는 말이 진득하게 남았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어떻게 세상과 관계 맺고자 하는지 생각하며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일로 나를 대변하는 건 우리 모두가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일까? 그보다는 자신의 일을 사랑해야 한다고 믿게 돼서,
일 말고는 어떤 방식으로 자아를 실현하고 존중과 보람을 얻을수 있는지 모색할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그래서 「노동의 상실속 이 문장이 정말 아프게 다가왔다. "(우리가 일을 비판할때의) 이 두려움은 자아상실에 대한 진정한 두려움이다."- P-1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한 일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는 각자의 일을 서로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내 고통은 매우 구체적이고 남의고통은 단순하다는 말처럼, 내일의 기쁨과 슬픔은 입체적으로다가오지만 남의 일의 기쁨과 슬픔은 내게 잘 와닿지 않는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직업이라 해도 그 일의 세부는 당사자가 아니라면 알지 못한다. 나의 일은 이 일을 하지 않는 타인에게 어떤방식으로든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 P-1
「내 인생을 바꾼 거절을 읽다가 조이스 서트펀의 「당신이이력서에 쓰지 않은 사실들」이라는 시를 만났다. 일을 중심으로나를 설명하는 문서인 이력서에는 한 사람의 다면적인 모습을 담을 수 없다는 걸 보여 주는 시다. 이따금 이 시를 떠올리면서 나도, 일하면서 만난 타인도 저마다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다.- P-1
내게는 내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어떤 단서도 없다.
진실로 나는 한 가지도 알지 못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다시 올리브 중- P-1
그즈음 다시, 올리브」를 다시 펼쳤다. 이 안에서 사람들은서로 스쳐 지나가고 싸우고 사랑하고, 어떤 식으로든 관계 맺으며 자신을 알아 가기도 하고 타인을 알아 가기도 한다. 내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단서는 오로지 나와 타인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P-1
팟캐스트를 듣다가 ‘전문성‘에 관한 흥미로운 인터뷰를 접했다.
「빅 리틀 라이프」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커리어 고민」 편에서진행자는 변호사·교사·개발자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이들에게당신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인지, 어떤 직업이 전문성을 갖췄다고 생각하는지 묻는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놀랍게도 하나같이 자신은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고 이런저런 업무를 병행하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우며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전문성을갖춘 것 같다고 답했다. 요컨대 자신을 전문가로 여기는 사람은많지 않고, 전문성이라는 것은 달성하기 어려운 역량으로 여겨진다.- P-1
그러므로 남들도 경험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대수롭지 않게 치부했던 자신의 경험을새롭게 들여다봐야만 한다.
최혜은. 쟈스민 한, 「워크디자인」(21세기북스, 2020)- P-1
 내 약점 덕분에 다른 사람을 더 쉽게 존경하게 된다. 그럴 여지가 크다는 게 좋다.- P-1
뭉뚱그려 ‘일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내게는 정말 다양한종류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걸 아는 데 아주 오랜 세월이 걸렸고,
지금도 계속 알아 가고 있다. 친구와 가족들을 만나고 돌볼 시간.
좋아하는 책에 마음껏 푹 빠져 있을 시간. 내 손으로 직접 식사를차려 먹을 시간. 좋은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 청소와 빨래를 하고 집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돌볼 시간. 고양이들 빗질을 해주고 예뻐하고 놀아 줄 시간. 세상의 소식에 귀 기울이고 감정과에너지를 쓸 수 있는 시간. 혹은, 이 모든 것을 하지 않고 가만히앉아 시간을 낭비할 시간. 일하는 시간을 줄이면 할 수 있는 것이너무너무 많다.
실은 일하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고, 일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여전히 마음이 조금 쪼그라든다. 남들이 나를 불성실한 사람으로 볼 것 같아서다. 그럴 때면시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직접 고민하고 행동하는 게 내 방식의성실이라고 말하고 싶다.
- P-1
주변에서 ‘꿈이 뭐야?‘ 혹은 ‘뭐가 되고 싶어?"라고 물어보면딱히 할 말이 없다. 일로써 이루고 싶은 것도, 꼭 달성하고 싶은꿈도 없어서다. 대신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다. 썩 내키지 않는데도 타율에 의해 해야 하는 일을 되도록 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일 때문에 다른 즐거움을 접어 둬야 하는 삶이 아니면 좋겠다. 이윤과 생산성을 중심으로 삼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 경제적 자유를 얻어 가능해질 ‘나중의 삶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이제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일을 거쳐 보았기 때문일 수도, 웬만큼 경력이 쌓였기 때문일 수도있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는 것보다 어렵지만 중요하다는 걸, 늦게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 P-1
오늘날 노동과 소비는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 노동에 지친사람들은 쉽게 소비하는 사람이 되고, 노동과 소비 사이를 끊임없이 왕복하다 보면 노동 시간을 줄이거나 노동환경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그만큼 성실하게일한 것이고, 그러니 좋은 것을 많이 누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쉽다. 한 사람의 성실의 정도와 벌이가 반드시 비례하는건 아닌데도 말이다.- P-1
일이 아닌 데다 에너지를 들이는 것,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리켜 흔히 사치라 한다.
류은숙, 「아무튼, 피트니스」(코난북스, 2017)

때론 이런 종류의 사치가 우리를 바꿔 놓는다.- P-1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세상이 멀쩡하다면,
자는 동안 우린 그만큼 다른 이의 노동에 빚진 것이다.
조경숙,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휴머니스트, 2023)- P-1
어떤 사람이 그다지 즐기지도 않는 일을 하고 싶은정도 이상으로 힘껏 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를나쁜 사람이며 소속 공동체의 사랑과 보살핌과 지원을받을 자격이 부족한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 「불쉿 잡」(김병화 옮김, 민음사, 2021)- P-1
프로젝트 마감일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가지않는 분위기가 낯설었다.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감각이었다.
그렇게 활동한 지 1년쯤 지나자 나 역시 거기에 익숙해졌다.
회의에 늦을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지. 오늘까지 마무리하기로한 일을 못할 수도 있지. 모든 것에 기력을 쏟지 않아도 된다는걸 깨달았다. "저 최근에 에너지가 별로 없어서 약속한 일을 못했어요. 다음 주까지 공유해도 될까요?"라는 말을 편하게 하게됐다. 그즈음 BIYN에 새로 합류한 동료가 말했다. "여기는 누워있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곳 같아요." 참신하고 정확한 표현이었다. 개인의 사정이나 성향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거나 못하는사람들을 싫어하거나, 다그치거나, 공동체 바깥으로 밀어내려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힘껏 일할 수 없거나 일하고 싶지 않을 때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면 누워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누워 있는 사람의 동료가 되는 것도 다 괜찮다고 느껴진다.- P-1
일하는 사이에서 피드백이 적게 오가는 이유 중 하나는 피드백을 하는 게 누구에게나 조심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이건 너무
‘꼰대‘ 같지 않을까?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이런 생각에 망설이기 일쑤다. 내가 생각하는 피드백이란, 잘해 내지 못한 일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일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는 것이다. 내가 당신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잘하는 걸알고 있으며 더 잘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어떻게 더 낫게 할 수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리액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외롭지 않게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P-1
피드백을 ‘잘‘ 받고 싶다면 요청의 기술이 필요하다.
김키미,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웨일북, 2021)- P-1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평가‘가 수반된다는 점이 피드백을 더더욱 꺼리게 만든다. 피드백을 스스로 요청하는 행위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신 전략도 있어야 한다. 이 일에 대한 전체적이고 두루뭉술한 피드백을 부탁하기보다, 어떤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어느 정도 선으로 받고 싶은지 미리 밝히는 편이 좋다. 피드백하는 사람도 거기에 맞춰 피드백을 할 수 있어서 덜 부담스럽고, 피드백을 받는 사람 또한 좀 더 집중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받을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내가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던질 수 있는 무책임한 피드백도, 피드백을 요청하고도 방어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결과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유명한 어느 ‘쌀‘처럼 ‘저에 대한객관적인 비평 또는 피드백? 그런 거 원하지 않습니다. 무조건박수갈채,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칭찬 부탁드립니다‘라는 것이내 심정이다. 객관적인 피드백보다 무조건적인 칭찬을 받을 기회가 더 귀하기 때문이다.- P-1

다른 사람을 꼼꼼하게 칭찬하면서, 그들의 훌륭함에 감탄하고 너그러움에 감사하면서, 그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면서 나도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 P-1
"저분 좀 봐, 자기만의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오사카의 한 카페에서 친구가 이렇게 속삭였다. 카페 주방은 손님들 좌석 쪽으로 활짝 개방되어 직원들이 커피 내리는 모습을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친구가 가리킨 곳에서는 한중년 남성이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사이폰에 물을 채우고, 커피가 끓기를 기다리고, 다 끓인 커피를 컵에 옮겨 따르고, 받침을받쳐 손님들에게 내는 그의 행동에는 군더더기라고는 없었다.
거기에는 아주 오랫동안 그 일을 해 온 사람 특유의 부드러운 흐름이 있었다.
얼마 전에는 동네 떡볶이 가게에서 점심을 먹다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 넓지 않은 주방에서 떡볶이집 사장님이 자신만의 리듬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주문이 들어오면 조리를 시작하고, 동료들에게 필요한 작업을 부탁하고, 길 쪽으로 열린 창을통해 아는 얼굴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완성된 음식을 담아 손님들에게 경쾌하게 날랐다. 그가 고유한 방식으로 일하고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누군가 하는 일이 그의 몸에 새겨지고, 일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특정한 리듬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는 것이 신비로웠다.
뮤지션 이랑은 목수와 성우, 서예가, 직조사, 뇌공학자 등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동작을 안무로 만들어 「신의 놀이라는 뮤직비디오에 담았다. 나의 일은 어떤 동작으로 요약할수 있을지, 어떤 리듬을 그려 낼 수 있을지 상상해 본다. 아마 노트북을 멍하게 바라보고, 무언가 생각난 듯 키보드를 마구 두드리고, 또다시 멍해지고, 머리카락을 만지기를 반복하지 않을까싶긴 하지만…….- P-1
일을 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기획법이 생긴다. 기획의사전적 의미는 ‘일을 꾀하여 계획한다‘라는 것인데, 콘텐츠를 만들든 사업을 구상하든 가닿고 싶은 목표가 있는 한 기획을 거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치매 노인들이 일하는 식당을 만드는 프로젝트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을 기획한 오구니 시로는 자신의 기획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기획을 보는 사람들이 일단 궁금해지게 만들고, 실체를 파악하게 만든 다음, 각자 나름의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가 주로 해 온 캠페인 기획에 적합한 방식이다.- P-1
"이 기사를 어떻게 쓸 것인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많이 돌려 봐야 해." 신입 기자 시절 한 선배가 내게 이런 조언을 했다.
주제만 덜렁 있을 뿐 내가 이 기사를 쓸 수 있을지 없을지도 잘 모르겠는데 시뮬레이션을 해 보라니... 그땐 정말 울고 싶었다. 어떤 일을 두고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는 건 다양한 일을 해 본데이터가 쌓여 있다는 의미다. 나 또한 경력이 쌓이고 써 본 기사의 종류와 개수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게 됐다. 그건 기사를 쓸 때뿐 아니라 다른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되는 기술이었다.
일을 앞두고 시뮬레이션을 해 본다는 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여러 방면으로 상상해 보는 것, 잘 안 될 경우의 대안을 미리고안해 보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이 일의 내용과 필요성을 타인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해 보는 것도 포함된다.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일의 의도와 방향을 내가 장악하고 있다는 뜻이고, 결국 일하면서 중심과 기준이 되는 건 전체적인 의도와 방향이기에 세부 사항을 시뮬레이션할 때에도 혼란을 덜 겪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문서창 또는 업무용수첩에 기획 의도를 써 본다. - P-1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글을 쓸 때의 기본은 내가 생각하는 바, 아는 바, 주장하는 바를 되도록 누락 없이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무엇인지 명료하게 정리해야 하고, 목적 달성과 메시지 전달을위해 글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글을 통해 최대한 내 의도를 전달하고자 해도, 타인에게 가닿는 순간 해상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결과일 테다.
그럼에도 글을 더 명료하게 쓰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단순히 ‘일잘러‘로서의 기술을 연마하는 게 아니다. 타인과 최선을 다해 소통하며 좋은 협업자로서의 태도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브로콜리너마저의 「커뮤니케이션의 이해」라는 곡을 추천한다. ‘나만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나?‘ 싶을때 들으면 조금은 위로가 된다.- P-1
때로 어쩔 수 없어 하는 일조차우리는 의미를 부여하려 애쓴다.
제현주,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어크로스, 2014)- P-1
정영선이 일하는 태도를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세상에좋은 일을 하고픈 마음‘이라는 모호한 말로는 부족하다. 내 생각에그의 태도는 ‘나의 일이 타인 그리고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있는지 고민하고 그 관계에 책임을 지려는 노력‘에 가까운 것 같다. 어떤 일도 사람도 완전히 홀로 떨어져 존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득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일을하며 세상과 관계 맺는 중인지 고찰해 본다. 내가 맺은 관계에 책임을 지는 행위로서의 일. 이것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내 기준이 될 것 같다.- P-1
크게 봤을 때 제게 일은
‘세상과 관계 맺는 방법‘입니다.
조소담, 「일잘잘: 일 잘하고 잘 사는 삶의 기술」(김명남 외 8인 지음, 창비, 2023)-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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