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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l1223님의 서재
작가가 공들여 써 낸 문장 하나하나가 책 속으로 나를 흡입력있게 빨아들인다. 섬세하지만 함축적인 문장이 인상적인 책!
킨셀라 아주머니가 주인공의 실수에
˝매트리스가 낡아서 말이야. 이렇게 습기가 차니 뭐니. 항상 이런다니까. 널 여기다가 재우다니,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이었을까?˝ 라는 말을 건넸던 것처럼
아이의 실수에 사려깊은 태도를 가진 어른이 되고 싶다.

욕조 물이 차오르자 흰 욕실이 어딘가 변해서 눈앞을 가린다. 전부 다 보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 걸어가고, 양동이의 가장자리를 타넘는 바람이 가끔 속삭인다. 우리 둘 다 말이 없다,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그 반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나는 머그잔을 다시 물애 넣었다가 햇빛과 일직선이 되도록 들어올린다.
아저씨는 자기가 한 말의 파도에 갇혀서 거기 그대로 서 있다.
마당을 비추는 커다란 달이 진입로를 지나 저 멀리 거리까지 우리가 갈 길을 분필처럼 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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