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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신료 전쟁
  • 최광용
  • 18,000원 (10%1,000)
  • 2024-08-23
  • : 1,363


나에게 향신료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실론이다. 실론은 스리랑카에서 재배하는 홍차를 의미하며 스리랑카의 옛 지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활용한 실론티가 출시되기도 하였다. 홍차를 좋아해서 실론티와 비슷한 계열인 데자와(실론티가 레몬맛 홍차라면 이건 밀크티)를 좋아했는데 우유가 들어가 적당히 포만감이 있고 홍차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나 많이 마셨다.


그 다음으론 시나몬이 생각나는데 카푸치노 거품 위에 올려진 시나몬 향이 좋아 지금도 추운 겨울에 종종 마시곤 한다. 두 음료를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기분 좋게 만드는 향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향긋한 향신료의 역사 뒤에는 수많은 핏빛 전쟁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100년 동안 향신료를 두고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의 나라들은 침략과 학살을 서슴지 않고 전쟁을 이어나갔다. 중세 유럽에서 후추, 시나몬, 육두구와 같은 향신료는 왕가에서 귀하게 여겨지는 동양의 향신료였다. 구하기도 어려워 값이 매우 비쌌는데 당시에 후추 한 알이 진주 한 알의 값과 비슷했다니 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따라서 향신료는 지금의 조미료와는 조금 다르게 상업적 가치가 어마어마했고 이를 차지하는 것이 그들에게 중요한 문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향신료를 찾아 떠났던 각 나라의 수장에 관한 이야기와 그들의 떠났던 항로를 지도로 같이 살펴보며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그들이 식민지를 지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썼는지, 그로 인해 어떤 비극적인 역사가 일어났는지 자세히 알 수 있다. 향신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역사서인 만큼 과거의 욕심이 인간을 어떻게 만드는지 또한 시사한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물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총독이었던 얀 쿤. 그는 향신료 교역으로 네덜란드에 큰 부를 안겨주어 고향에서 동상이 세워질 만큼 추앙받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육두구를 차지하기 위해 반다제도의 인구 15,000명은 거의 모두 학살한 점, 그 과정에서 일본 사무라이를 동원해 잔인하게 난도질을 하도록 놔둔 점 등. 그의 과거 행적들이 밝혀지자 2020년에는 많은 사람이 분노하며 그의 동상이 철거되길 요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새로운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해 과열된 경쟁은 수많은 희생을 만들어냈다. 향기로운 향신료 뒤에 숨겨진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있으며 단순히 향신료를 넘어 부와 권력에 대한 인간의 탐욕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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