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책방 / 오승현

• 꼰대책방
• 오승현
• 2020-10-30

모처럼 엄청난 소설을 읽었다.
책을 좋아하지만
소설에 빠져드는 게 버거울 때가 많아
피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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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목부터가
나를 사로잡는 소설을 만났다.
꼰대책방이라니
너무 궁금해서 어쩔 수 없이(?)
책을 펼쳤다.
​
요즘 '라떼는 말이야'가 유행하며
꼰대와 젊은이들 사이에
한창 팽팽한 투쟁이 오고가고 있기에
그런 시대를 꼬집는 소설인가 했다.
아니면 꼰대가 운영하는 책방인가?
하며 내수준의 상상을 해봤다.
​
그런데 소설은
전혀 다른 이야기 속으로 나를 데려갔다.
​
혹시 베리칩이라고 들어보셨는가?
스마트폰을 넘어서서
베리칩이라는 작은 칩을 몸에 이식해
현금 없이도 거래를 할 수 있고,
민증없이도 나의 모든것을 담고있을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뇌까지 조종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
​
물론 이 소설은 그것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베리칩이 상용화 된 세상이
배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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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을 읽으며
'지혜'를 얻길 바라는데,
세상은 좀 더 빨리
지혜를 얻기 위해
책대신
'미미'라는 칩을 대신한다
​
​
뇌에 미미를 이식하게 되면
마치 라식수술을 한 것 같이
내가 모르던 지식의 세계에
선명하게 눈을 뜨게 된다.
​
일반인이
변호사의 뇌를 이식받게 되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 있고
손쉽게 변호사가 된다.
​
읽는내내
곧 이런 세상을 올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읽자마자
터무니 없는 판타지가 아닌
상상되는 공간이 펼쳐졌다.
그만큼 모든것이 선명하게
상상되게 만드는 작가의 글빨에 빠져들었다.
책을 읽는 게 아니라
한 편의 영화를 눈 앞에서 보는 것 처럼 생생했다.
​
지금 임신기간이기에
오래 앉아있으면
엉덩이가 너무 아프고
어리가 삐끄덕거리며 쑤시지만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
다음 이야기
그 다음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
요즘 시대가 '나'중심이 되고
'무한계인간'이라는 단어가 유행할만큼
인간은 모든 것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시대.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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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미메시스의 기본 정신이지.
사람들은 타인이 되고 싶어서 책을 읽어
그런데 백권 천권 읽는다고 되나
타인을 부러워하는 질투심만
책장에 가득히 채워 놓을 뿐이야"
-20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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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비해
우리의 현실은 녹록치 못하다.
노인의 나라가 되어가고,
청년실업, 저출산 문제는 말하기 입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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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문제로 다가오는 현시대적문제가
소설에도 그대로 재현되기에
읽으면서도
실존하는 세계를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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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킹링 무비를 보는 것 같으면서도
멈칫멈칫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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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하루는
버텨가는 동안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지나쳐온 삶들이 오버랩됐다.
​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소
눈 앞에 내 삶의 문제만 보며
허덕거리며 사는 게 옳은 일인가
자문하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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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육아서보다
더 나를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했다.
​
"모르고 한 나쁜 짓.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매일매일은 느끼지 못한다.
아무도 그럴 정도로
민감하게 남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하루를 살아 내기 바쁜 현대인은
지금 여기, 현재에 충실할 뿐이고
하루라는 짧은 시간은
내 삶을 돌아보기에도
부족해서 남들의 이야기가
부당한지 정당한지
관심을 가질 틈이 없다. "
-21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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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역시나
불만가득한
현대사회의 소시민 중 한 명일 뿐이지만
소설이 진행될 수록
성장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판타지물같은데
코믹하고
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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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너무 재미있다.
심장이 쫄깃쫄깃
찰진욕도 간간히 등장해서
마음을 속시원히 긁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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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한 문장이 명품이라
처음에는 기억하고 싶어 줄도긋고 했는데...
스토리에 몰입해가면서
책장 넘기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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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하고
책 읽기에 흥미가 떨어졌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독서 펌핑 제대로 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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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아니더라도
육아를 시작하고
극장한 번 제대로 못갔는데
책을 통해
영화속으로 들어갔다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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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
AI시대,
코로나시대,
나와 내아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이 책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