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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은 우리가 잘아는 현상을 뒤집어서 전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상황을 두고 비슷한 해석을 하고 다른 각도에서는 살펴보지 못하는 때가 많은데 저자는 이와 다른 신선한 시각을 제시하고 풍부한 예시까지 곁들여서 읽다보면 아하!! 하고 감탄하게 된다.

데이비드와 골리앗 역시 우리가 모두 아는 성경속이야기를 뒤집어서 해석하면서 시작된다. 흔히 데이비드와 골리앗의 일화를 약한 자도 강한 상대를 만났을때 약간의 기지를 발휘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데이비드같이 힘없는 을의 입장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해낼 수 있다는 격려가 되는 이야기로 알고 있다.

하지만 글래드웰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데이비드는 사실 약자가 아니고 처음부터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우리는 단순히 겉에 드러나는 조건만으로 골리앗이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판단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대에 병사는 보병 (창과 갑옷), 기병 (말), 투사병 (화살)의 세축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각각 우세한 상대가 달랐다. 여기서 투사병은 보병을 상대할 경우 빠른 속도의 화살로 갑옷을 뚫고 상대를 단숨에 쓰러뜨릴수 있었다고 한다. 양치기 소년이었던 데이비드는 처음부터 자신의 강점과 상대의 약점을 알고 이를 활용할 생각이었는데 골리앗은 데이비드의 전략도 파악하지 못한채 자신이 이긴 싸움이라고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우리가 약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장점이 될수 있고, 장점이라고 믿었던 것이 약점이 될수도 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다. 이후에 글래드웰은 미국 민권운동, 난독증을 가진 아이가 대형투자은행 임원과 변호사로 성공한 사례, 범죄자에게 자녀를 잃은 부모가 대응하는 두 가지 방식등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데이비드가 어떻게 승리할수 있는지 보여준다.

어려서 부모를 잃거나 난독증 판단을 받는등 실패를 경험하면 오히려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서 더 과감하게 도전할수 있게 되고 큰 성공을 하게 될 확률도 높아진다.

마지막 챕터에 이차세계대전중에 유대인을 보호하고 구출에
도움을 주었던 한 목사의 사례가 나온다. 이 목사는 개신교도로 카톨릭 위주의 프랑스 사회에서 끈질긴 박해를 받고도 살아났기때문에 그 누구보다 유대인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당연히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수이면서 차별받는 데이비드였기 때문에 더 절실했고 축적된 노하우가 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이후에 큰아들마저 자살하는 비극을 겪고 이 목사가 한 말이 인상깊었다.

여전히 아들의 죽음을 마음속에 품고 사는 나는 윗부분이 잘려버린 소나무와 같다. 소나무는 윗부분이 잘려나가면 재생되지 않고 굽어버린 상태로 남아있다. 그렇지만 이런 소나무가 더욱 무성하게 자랄 것이다. 지금의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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