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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비의 서재
  •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 허수경
  • 13,320원 (10%740)
  • 2018-11-20
  • : 895
분명히 허수경 작가는 시인으로 유명하신데 나는 작가님이 쓴 산문집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산문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도 들어있고, 그 안에는 작가님의 생각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수경 작가님 산문에는 시도 들어있고, 아름다운 표현들이 가득하다. 시 + 산문이 모두 다 들어있는 글이라 정말 만족스럽다. 작가님이 지금도 계셨으면 다양한 이야기와 시를 들려주셨을텐데. 산문집 이후에 작가님의 다른 시집도 읽어보고, 다른 도서들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표지부터 완전 예쁘다. 색감이 차분하니 마음에 들었다. 양장본이라서 책이 튼튼하다.

이 책은 작가님이 독일에 건너가 고고학을 공부하고 이란, 이라크 지역의 바빌론 도시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고대 건축물 발굴을 하며 적은 산문집이다. 나는 세계사, 한국사, 역사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이 책이 정말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정말 재미나게 독서를 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을 깊이 해보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종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오리엔트 문화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책은 개정판인데 앞 부분부터 귤 한 알로 이리 마음이 아프면서도 귤의 향기가 나는 시라니.

책 속에서는 죽음과 삶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 것 같다.

바빌론 도시 지역은 지금의 중동 지역인 이란, 이라크 부근이다. 전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하지만, 한 때 번영했던 도시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많은 고대 건축물들과 유물들이 파괴되고 사라지고 도굴되는 그 곳.

누군가는 열심히 기록을 하고 남겼는데, 그것이 오랜 세월이 지나도 남아 있었지만 파괴된다는 생각을 하니 아쉽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사람도 죽고 문명도 사라지고(죽고) 세월이 흘러 잔해들이 남기도 하지만, 전쟁이나 도굴로 사라진다. 아아

지층을 살펴보는 부분이 참으로 흥미로웠다. 지층 단면에서 옛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사람의 뼈도 보이고. 발굴을 하는 이는 그저 죽은 이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도 객관적인 것들만 바라볼 수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지만, 범죄 현장에서는 그들이 죽어서 남긴 것들로 단서를 찾는다. 근데 세월이 정말 너무 오래되면 그저 세월에 따라 그 이야기들도 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바벨탑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다. 과연 인간은 한 언어를 사용했을까?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에게 사투리라는 것이 있듯이 좀 다르지 않았을까?

지금 저 지역은 축복받은 검은 물(석유)이 풍부해서 그것 때문에 싸움이 나기도 하는데 옛날에는 이 석유를 어떻게 사용할지 몰랐다는 사실이 좀 웃겼다. 옛날에는 아무것도 아니였고 그저 물과 돌같은 것이 구하기 어려워서 싸웠다고 한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과 싸움이 끊임 없는 듯.

가치가 이리 달라진다. 날 뜨겁고 건조한 그곳은 꽤 오랜시간 사람들이 살기에 참 좋은 곳이라 문명도 발전했는데. 전쟁과 도굴과...정치적인 이유가 한데 묶여 있으니.

구약에 적힌 탈출기가 예로부터 전해오는 설화, 민담 신화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와 지금의 모습이 이루어졌을거라고 하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다. 예전에 다큐에서도 모세의 기적에 관련해 지역이 어디쯤이였는지 알아보는 것이 있었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류와 역사에 관해 더 알고 싶어져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만화를 읽기 시작했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메소포타미아의 살인도 읽고 싶어졌다. 허수경 시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더욱 더 작가님의 글에 더 빠지는 것 같다.

다음에는 작가님의 다른 작품으로 돌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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