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십대의 끝자락에서 엄마를 잃었다.
이제는 엄마와 함께 한 시간보다
엄마 없이 보낸 시간이 더 길어졌다.
그래서 슬플 때가 많았다.
아니, 그리움이 더 커졌다고 해야 맞겠다.
엄마의 부재.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을 잊고 살아가다가
가끔 그 구멍으로 그리움이 훅 불어들어올 때가 있다.
그러면 가족들이 잠든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숨죽여 눈물을 훔치곤 했었다.
아빠도 나도 서로의 슬픔을 이겨내느라
차마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못 했다.
그게 굳어졌는지 ,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는다.
형제 없이 홀로 자란 것이 이럴 때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엄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었는데 이 책을 만났다.
작가님이 풀어내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마주하며
나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마주했다.
그때, 나는 기도했다.
다음 생에는 엄마가 나의 딸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그래서 꼭, 딸이 된 엄마를,
더 많이 더 크게 더 따뜻하게 안아주게 해달라고.
엄마에게 더 해주지 못 한 미안함.
엄마의 사랑이 너무 컸기에
엄마에게 꼭 그 사랑을 다시 전하고픈 마음.
`엄마 앓이'는 한동한 계속됐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 때마다, 신통한 말을 하며 엄마에 대한 사랑을 명랑하게 표현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엄마 생각을 했다. 엄마의 마음이 이랬겠구나, 이렇게 힘이 들었겠구나, 이렇게 행복했구나. 엄마와 딸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경험과 마음 때문이라는 걸 이제는 알겠는데.... 내겐 기회가 없구나.
엄마도, 그리고 아빠도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작가님이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통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부모님이 느끼셨을 그 행복함을
자신도 느껴가는 과정을 그려낼 때 많이 공감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며
아이를 통해 엄마를 더 이해하고, 더 그리워하며,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엄마를 잃고, 엄마의 시간들을 뒤늦게 보듬으며
그리움과 자책의 시간들로 힘들어하던 작가님이
어느 책으로 위로받았다는 내용처럼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역시
엄마와 같이 소중한 존재를 잃은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그저 말없이 등을 토닥거리는
작은 손길이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애틋함, 그리움, 사랑.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한 책이었다.
-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