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출판 다산책방 발매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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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드릭 배크만?!

▶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어요.
거의 육아서나 자기계발서 위주로 눈길을 줬었는데
이 책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를
읽으면서 울기도 하고 (그것도 고속버스에서;;;)
깔깔깔 웃기도 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듯...)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해준 책.
총 549페이지의 이 두꺼운 책을 후루룩 읽게 한
흡입력있는 글들 그리고 그 상상력.
정말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예요.
프레드릭 배크만은 2015년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예요.
이 책은 2015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고 해요.
아쉽게도 전 읽어보지 않았지만 정말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예요.
'오베라는 남자'는 5월 중순에 영화로 나온다고 하니
그 전에 얼른 읽어봐야 겠어요~
# 엘사와 할머니

▶ '나이에 비해 아주 성숙한' 엘사는
이 말을 '나이에 비해 어마무지하게 짜증나게 구는'이라고 해석을 하는
야무지고 당찬 일곱살 여자아이예요.
빨간 머리가 정말 예쁜 귀여운 주근깨와 반짝이는 눈을 가진
인터넷 검색으로 '위키피디아'에서 모르는 것을 검색할 줄 아는
그런 아이.
할머니는 음... 처음에는 정말 신기할 정도로
과장된 행동과 표현력에 놀랐지만
그 마음을 알 수 있었던
어쩌면 나의 할머니였을 수도 있었을 그런
마음이 따뜻한 할머니예요.
하지만 엄청나게 특이하고 재미있는? ㅎㅎ
처음에는 엘사와 할머니의 사이가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것도 아닌...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도 이해하고 아끼는 그런 사이.
#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에는
주위에서 흔하게 있을 법한,
그러나 또 꼭 그렇지만은 않을 듯한 사람들과 동물이 등장해요.
엘사와 할머니, 엘사의 엄마인 울리카, 워스, 예오리, 알프, 브릿마리, 켄트, 마우드, 레나트르,
까만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 무슨 증후군을 앓는 아이와 아이의 엄마.
이야기의 시작은 할머니가 정말 엉뚱한 사고를 치는 것으로 시작해요.
아니 진짜 무슨...?!!
소설이니까 그렇지 하며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나 싶다가
마음이 뭉클해지며 따뜻해지면서 이해가 가는..
그런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일곱살 엘사가 겪기에 버거운 현실의 일들이
참 많았고, 그걸 재미있고 신나는 일들로 덮어주려는
할머니의 마음이 엿보이는 에피소드들...
이건 정말 이 소설을 읽어야지만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한 줄로 요약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감동이니까요.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재혼한 엄마와 새아빠 사이에
아기가 생긴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곱살이 있을까요...?
어쩌면 이 아이에게 현실은 암담하고 답답할 수도 있었을거예요.
하지만 엘사는 할머니로 인해, 할머니를 통해 만난 사람들을 통해
따뜻함을 알아 가요.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힘든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요.
엘사는 자신의 예쁘지 않은 마음을 할머니에게 보여도
할머니는 엘사의 든든한 '내편'이예요.
전 이 문장이 너무나도 와닿았어요.
그래도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
난 몇 명이나 있는지 생각해 보았어요.
그리고 할머니는 엘사에게 상상의 나라 (아니 진짜로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엘사는 할머니와 그 상상의 세계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가지 마음과 감정을 다스리기도 하지요.
할머니의 세계에는 많은 나라들이 등장하는데
전 그 중에 '슬픔'이라는 개념이 인상깊었어요.

슬픔을 가방에 넣어서 어떤 장소에 두고 온다는 발상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미플로리스가 있다면 우리도 슬픔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슬픔이라는, 구체적이지 않고 마냥 추상적일 것만 같은 개념을
이렇게 시각화해서 두고 올 수 있기에
일곱살 엘사는 슬픔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요...?
# 책을 덮으며...
▶ 이 책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를 읽으면
일곱살 여자아이 엘사의 시각으로 상황을 보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더 이 아이의 말이 이해가 되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되지요.

할머니하고 같이 지낸 지 7년 아니 조금있으면 8년이 된다는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 어떤 일도 서슴없이 해내던 슈퍼히어로 할머니.
이 둘만의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속의 이야기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그 재미와 감동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