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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xena님의 서재
  • 항구의 니쿠코짱!
  • 니시 가나코
  • 13,320원 (10%740)
  • 2023-04-25
  • : 178

"살아있는 한 부끄러움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 "세계는 활기차다. 언제나, 언제나!" 제대로 된 어른은 없다. 하나도 없다.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다.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날을 함께 살아가면 된다. 그냥 그거야.

북쪽 작은 항구 마을로 이사 온 뚱뚱한 엄마 니쿠코와 사춘기 딸 기쿠코. 엄마는 그야말로 '거지 같은 남자들'에게 실연을 당할 때마다 이사를 한다. 그 거지 같은 남자들에게 몸도 마음도, 피땀 흘려 모은 돈까지 다 퍼주고 결국은 버림을 받았다. 한두 번도 아니다. 이쯤 되면 뭔가 '교훈'을 얻을 법도 한데 뚱뚱한 엄마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법이 없었다.

거지 같은 놈들이 떠넘긴 빚을 죽을 각오로 갚고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다. 스물일곱 살, 너덜너덜했다. 서른세살, 너덜너덜했다. 사랑을 잃을 때마다 성대하게 울고 성대하게 슬퍼하는 엄마를 보면서 딸 기쿠코는 마치 '오페라' 같다고 생각한다. 본 적도 없지만 말이다. 자칭 소설가남을 끝으로 서른다섯 살, 다시 너덜너덜했다. 서른다섯 살의 니쿠코와 기쿠코는 항구 마을에 정착하게 된다.

엄마 니쿠코의 생일은 7월 3일, 영화배우 톰 크루즈와 생일이 같단다. 거지 같은 놈들만 꼬이는 엄마, 거기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하는 엄마를 보는 초등학생 딸 기쿠코의 시선은 "이 세상에 제대로 된 어른은 하나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당연한 거 아닌가?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지 엄마는 날로날로 뚱뚱해져 간다.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와 흡사한 몸매의 엄마. 다행스럽게도 기쿠코는 엄마와 닮은 구석이 거의 없다. 정말 다행이다.

친절하고 다정한 마을 사람들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되는 기쿠코는 태어나 처음으로 이 마을에 계속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또 다른 남자에게 실연을 당해 이 마을을 떠나게 될까 봐 두렵다. 엄마를 창피해 하기도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엄마가 부럽기도 하다. 물론 내색은 하지 않는다.

대체 '이 엄마'는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낙천적이다. 작가 니시 가나코는 이렇게 말한다. "제게 소설을 쓰는 것이란 이 세상의 니쿠코를 쓰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니쿠코를 쓰는 것."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언젠가 사라질 운명이다. 언젠가 사라질지라도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어차피 사라질 인생, 최대한 웃으며 즐겁게 살자는 뜻일까?

작가가 바라보는 이 세상은 확실히 따뜻하다. 정감이 넘친다. 물론 좋은 일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내 삶이 꽃밭이 아닐지라도 꽃밭을 걷는 것 듯이 살아가는 니쿠코를 보며 생각했다. 역시 세상은 보기 나름이다. 행복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 수 있어서 행복한 것이다.

제152회 나오키상, 일본 서점대상 2위를 받은 일본의 대표적 여성 작가라는 니시 가나코의 이 따뜻한 소설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각종 상을 휩쓸었다고 한다. 소설 먼저 읽고 애니메이션을 보자.

별 다를 것 없는 보통의 날이 제일 좋은 겨! 라고 외치는 엄마 니쿠코. 사는 것이 힘들고 외로울 때면 니쿠코를 생각해야겠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거지 같은 생각이 들 때는 니쿠코를 생각하자. 왜? 이 세상에 제대로 된 어른은 하나도 없으니까. 원래 없는 거다.

해당 도서는 소미미디어의 서포터즈 소미랑2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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