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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님의 서재
  • 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
  • 최윤식
  • 15,120원 (10%840)
  • 2025-11-25
  • : 810

국어 교사인 저는 늘 “글”과 “문장” 속에서 삽니다.
아이들에게는 텍스트를 읽는 법, 구조를 잡는 법을 가르치면서도
정작 제 통장을 읽는 법, 차트를 읽는 법은 외면해 왔습니다.
주식은 늘 “나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거든요.

『오늘 시작해도 늦지 않은 주식 공부』는
그 ‘다른 세계’를 제 언어로 번역해 준 입문서였습니다.

책은 프롤로그에서부터 인상적입니다.
저자가 MTN <수익만세> 같은 프로그램에서 활동했던 이력보다
병원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HTS로 직접 주식을 하던 기억,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기에 더 치열하게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인 사연을 먼저 꺼내 놓습니다.
“주식=한탕”이 아니라 “현실을 버티기 위한 공부”였다는 고백이라
교사 월급과 부업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하는 제 마음에 먼저 와 닿았습니다.

1장은 “왜 주식인가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주식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주식의 정의, 시가총액, 보통주와 우선주,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용어 사전처럼 단순 나열하지 않고
이야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 줍니다.
국어 교사 입장에서 보면
경제 비문학 지문 하나를 천천히 해설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2장은 HTS·MTS 사용법과 주문 방식,
시장가·지정가 개념, 예수금·증거금·미수금 등
실제 거래 화면에서 마주치게 되는 요소들을
“무작정 따라 하기” 형식으로 보여 줍니다.
덕분에 그동안 저에게 HTS 화면은
‘숫자와 초록·빨강이 뒤섞인 공포 화면’이었는데
책을 따라 한 번씩 눌러 보니
조금 어려운 독해 문제를 풀 듯,
“아, 이 칸이 이런 기능이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3장과 4장은 종목 선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린이가 피해야 할 종목, 경기 민감주와 방어주, 가치주와 성장주,
배당주·리츠·공모주까지 큰 지도를 보여 준 뒤
재무제표를 쉽게 읽는 법, PBR·PER·ROE를 활용하는 법,
어닝 시즌에 실적을 빠르게 확인하는 팁을 제시합니다.
국어로 치면 ‘등장인물, 배경, 사건’을 나눠 보는 독해 전략처럼
기업을 다양한 관점으로 나눠서 보게 해 주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5장은 기술적 분석 파트입니다.
봉차트, 거래량, 추세선, 지지선과 저항선, 이동평균선,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 등 기본 개념을
예시 차트와 함께 설명합니다.
단기간에 ‘차트 고수’가 되게 해 주겠다는 식의 과장은 없고,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차트를 오해하지 않는다”는
기준선을 잡아 주는 데 충실합니다.

마지막 6장은 잃지 않기 위한 마인드셋을 다룹니다.
투자 기간과 수익률의 관계, 분할 매수·매도,
증권사 리포트 활용법,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신용·미수 사용에 대한 경고까지,
‘돈을 버는 법’보다 ‘돈을 지키는 법’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합니다.
제목만 보면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절제돼 있고 보수적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완전한 초보자에게는 용어가 조금 빠르게 지나가는 구간이 있고,
ETF·연금 등 다른 자산군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개별 주식을 처음 공부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모든 챕터를 한 권 안에 담은, 꽤 탄탄한 구성입니다.

국어 교사로서 저는 이 책을
“주식을 읽는 법을 가르치는 교과서”라고 느꼈습니다.
아이들에게 텍스트를 읽는 기술을 알려 주듯,
저에게는 재무제표와 차트를 읽는 기술을 알려 준 책이었어요.

주식이 궁금하지만, 유튜브 단타 영상은 왠지 불안하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입문용 기본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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