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부터 읽고 싶은 도서 목록에 항상 올려두었으나 책의 방대한 분량때문에도 쉽게 시작하기 어려웠으며, 또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로서는 김구용님의 열국지 문체가 다소 어렵게 느껴졌고 10여년전에 나온 다른분의 평역체는 왠지 손이 안가던 탓에 열국지 시작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김영문님의 새로운 번역본에 기대를 걸고 구매를 하였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저 역시 중문학도출신으로서 번역자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고개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특히 열국지사전의 경우 흔히 책 말미에 약간의 서평등과 삽화 연표 등 몇가지자료로 대충 만든 것이 아닌,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주셨더군요. 수호지 열국지 등과 같은 장회소설들은 등장인물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읽는 중간에 앞에 나온 인명과 뒤에 나온 인명이 동일할 경우 동일인인지 다른 인물인지 구분도 어려워 독서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물사전을 자세히 분류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100여개가 넘는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다루는 이야기이기에 자칫 각각의 이야기들이 따로 놀수 있으나 1년단위로 정리된 춘추전국시대 각국연표와 국가별 왕조또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독자 입장에서 춘추전국시대속에 빠져서 헤메이지 않고 진시황의 통일까지 일관성있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인터넷에 열국지 중국어 원문을 구하여 번역본과 일부분 비교해본 바, 단순번역 이상의 제2의 창작 이상의 결과물이라고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정말 옛 역사를 잘 아시는 분께서 말씀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읽혀집니다. 한마디로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힌다는 말이겠죠.
삼국지 초한지 등 중국역사를 다룬 소설에 관심있으신 분들중에 혹시 어떤 열국지를 읽을지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김영문님의 동주열국지를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