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영영 닿지 못했을지도 모를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운명인가보다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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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10년> 의 저자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후,
가족들에 의해 발견된 원고를 출간하면서
읽게 된 소설 <살아만 있다면> 을 소개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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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일본 소설 특유의 미묘한 문화적 정서보다는
한국 소설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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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쓰가루 백년 식당>이나 "소시민 시리즈" 처럼 맛있게 읽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제가 좋아하는 '로맨스' 장르라는 점에 이끌려 기분 좋게 책장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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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품고 있는 아련한 슬픔이 다행히도 불안한 결말로 이어지지 않아,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던 따뜻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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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다면>
고사카 루카 저/ 오팬하우스
일본소설 / p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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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람을, 내가 직접 찾아가서 데려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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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심장이 좋지 않아 기증자를 기다리며 입원 중인 이모 '하루카'와,
그런 이모를 너무나 잘 따르고 좋아하는 기특한 조카 '지카게'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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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의 병실 창가에는 주인이 비어 있는 연보라색 봉투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마키무라 하루카'. 이모의 이름이 적혀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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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 아키하' 라는 사람에게 보내고 싶은 편지인데
여전히 옛 주소에 살고 있는지 확실치 않고,
과연 이 편지를 전해도 되는지 망설이는 이모의 마음을 눈치챈 지카게는
이모를 살리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수첩에 적힌 주소를 따라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직접 편지를 전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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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게의 마음이 참 기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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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이미 포기했거나 체념했을지도 모르는 일을,
어린아이 특유의 순수한 마음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 사랑스럽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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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만나면 하루키가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어쩌면 너무 단순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은 원래 그렇게 순진하고 간절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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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을 때 작은 팁이 있다면,
초반 50페이지까지는 우선 읽어야 한다는 것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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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인물과 상황을 파악하느라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완독 후 다시 첫 장으로 돌아와 다시 읽어보니
그제야 처음에 스쳐 지나갔던 물건들, 대사의 깊은 의미, 그리고 장면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며 뭉클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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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의 이름 속에 숨겨진 계절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도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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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벚꽃을 뜻하는 이모, 하루카
❄️ 겨울달을 뜻하는 하루카의 언니, 후유쓰키
🍂 가을잎을 뜻하는 그 사람, 아키하
🌿 여름 새싹을 뜻하는 아키하의 동생, 나쓰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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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운명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주어 끊임없이 그들의 관계를 추리해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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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시, 일본 소설 특유의 이해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선(사랑하는 사람의 가족과 흐르는 묘한 분위기 등)에
'굳이 왜 이런 장면이 들어갔을까' 하는 아쉬움이 스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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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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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에 더 가까운 문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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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하지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품고 있었던 가장 간절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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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살아만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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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마음이 책 제목과 완벽하게 들어맞죠?
순수하고 절절한 로맨스 소설을 만나고 싶은 분들께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