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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넘기기
  • 살아만 있다면
  • 고사카 루카
  • 15,300원 (10%850)
  • 2026-05-27
  • : 740

우리에게 영영 닿지 못했을지도 모를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운명인가보다 싶더라구요

<남은 인생 10년> 의 저자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후,

가족들에 의해 발견된 원고를 출간하면서

읽게 된 소설 <살아만 있다면> 을 소개해드릴게요 ^^

평소 일본 소설 특유의 미묘한 문화적 정서보다는

한국 소설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쓰가루 백년 식당>이나 "소시민 시리즈" 처럼 맛있게 읽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제가 좋아하는 '로맨스' 장르라는 점에 이끌려 기분 좋게 책장을 펼쳤습니다.

제목이 품고 있는 아련한 슬픔이 다행히도 불안한 결말로 이어지지 않아,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던 따뜻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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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다면>

고사카 루카 저/ 오팬하우스

일본소설 / p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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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람을, 내가 직접 찾아가서 데려와야겠어."

소설은 심장이 좋지 않아 기증자를 기다리며 입원 중인 이모 '하루카'와,

그런 이모를 너무나 잘 따르고 좋아하는 기특한 조카 '지카게'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하루카의 병실 창가에는 주인이 비어 있는 연보라색 봉투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마키무라 하루카'. 이모의 이름이 적혀있는데요

'하네다 아키하' 라는 사람에게 보내고 싶은 편지인데

여전히 옛 주소에 살고 있는지 확실치 않고,

과연 이 편지를 전해도 되는지 망설이는 이모의 마음을 눈치챈 지카게는

이모를 살리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수첩에 적힌 주소를 따라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직접 편지를 전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지카게의 마음이 참 기특했습니다.

어른들은 이미 포기했거나 체념했을지도 모르는 일을,

어린아이 특유의 순수한 마음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 사랑스럽더라고요.

그 사람을 만나면 하루키가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어쩌면 너무 단순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은 원래 그렇게 순진하고 간절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소설을 읽을 때 작은 팁이 있다면,

초반 50페이지까지는 우선 읽어야 한다는 것이예요

처음에는 인물과 상황을 파악하느라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완독 후 다시 첫 장으로 돌아와 다시 읽어보니

그제야 처음에 스쳐 지나갔던 물건들, 대사의 깊은 의미, 그리고 장면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며 뭉클해지더라구요

✔️

인물들의 이름 속에 숨겨진 계절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도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었어요

🌸 봄의 벚꽃을 뜻하는 이모, 하루카

❄️ 겨울달을 뜻하는 하루카의 언니, 후유쓰키

🍂 가을잎을 뜻하는 그 사람, 아키하

🌿 여름 새싹을 뜻하는 아키하의 동생, 나쓰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운명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주어 끊임없이 그들의 관계를 추리해보게 되었어요

💭

아주 잠시, 일본 소설 특유의 이해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선(사랑하는 사람의 가족과 흐르는 묘한 분위기 등)에

'굳이 왜 이런 장면이 들어갔을까' 하는 아쉬움이 스치기도 했습니다.

✔️

"살아만 있다면"

이 말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에 더 가까운 문장이었습니다.

너무 사랑하지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품고 있었던 가장 간절한 바람.

"부디 살아만 있어 줘."

두 사람의 마음이 책 제목과 완벽하게 들어맞죠?

순수하고 절절한 로맨스 소설을 만나고 싶은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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