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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동 - [박과장은 늘, 하루를 이렇게 시작한다])
언제나처럼
스쳐 지나간 후에야 겨우 깨닫게 되는 건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것....
하루 이틀 알아 온 사실이 아님에도
계절이 바뀔 즈음이면
새삼스럽게 상기하게 되지.
이젠
나이를 세는 일이 벅차지기 시작한 거야.
대충 얼버무려 사십대 후반이라고만 말하지.
너무 복잡다난한 일들이 늘어져 있어
그냥 돌아가고 싶은데...
이왕에 온 길이 적잖이 멀어서
절름발이처럼 힘겹게 버티고 있지.
사는 일이 다 그런 거라고 말하지만,
누구의 표현대로
이제 지구에서 내린다 해도
별반 아쉬움이 없을 거 같아.
늘 똑같은 일상의 반복,
그 일상의 누적이 가져다 주는 나이 들어감에의 산술적 환기,
이미 아무 것도 달라질 것이 없는,
다만,
너무 또렷하게 그 늙어감을 목도해야 하는 일이
나의 몫이려니 싶으면
갑자기 오소소 추워지는 거야.
너의 일상도 그러하다고 말하려는지.
더불어 부대끼고 나누는 시간에의 고마움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가.
그렇다면 아주 다행인 셈이고....
건강하자, 그리고 최승자 시인의 표현처럼
행복행복행복해서 항복할 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