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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새책입니다. 고학년 문고 열 번째 책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입니다.
책표지에 UFO로 보이는 비행물체가 있고, 제목에도 외계인 얼굴이 보입니다. 철구, 유진, 안나 세 아이가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을 세운다고 하는데요. 과연 이 특별한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따라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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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구는 아이들이 가져오는 물건들 중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자기가 모아둔 것과 교환하는 '아무거나 교환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채소마켓'의 1인 창고매장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지요. 철구네 집 마당에 있는 조립식 창고로 아이들이 물건을 들고 찾아오면 그 자리에서 살펴보고 철구의 물건과 교환을 하는 방식입니다.
철구 엄마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염라대왕처럼 불같이 화를 내곤 하는 고함쟁이 엄마거든요. 철구가 운영하는 '아무거나 교환소' 일도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모으는 취미일 뿐이라고 쥐어박듯이 말하지만 철구에게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모아놓은 물건들을 번개 장터에 들고 나가면 또 다른 물건들과 교환하거나 팔 수도 있으니까요. 철구에게는 혼자 돈을 모아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어느 날 아침, 철구네 집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같은 반 안나가 무당벌레 모양으로 만든 예쁜 브로치를 가지고 왔어요. 빨간 몸통에 반짝이는 크리스털이 박혀 있어서 철구의 눈에 쏙 들어왔어요. 번개장터에 내다 팔 생각에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안나는 교환하고 싶은 게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며 "사라지고 싶어."라고 해서 철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어요. 얼마 전에도 학교에서 가을이와 크게 싸울 뻔한 안나의 모습을 봐서 그런지 철구는 안나가 이상하고, 마음이 불편했어요.
어른들은 안나가 차분하고 의젓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철구는 안나를 보면 깜깜한 밤이 떠올랐어요.
마음 한켠은 불편했지만 철구는 지하실에 있던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이라는 제목이 적힌 1989년 공책과 오래된 《믿거나 말거나》 잡지를 찾아내서 안나를 사라지게 해줄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이제는《믿거나 말거나》가 종이 잡지로는 더이상 나오지 않으니 철구는 초자연적 현상과 외계인, 지구와 외계 소식을 다루는 비공개 카페에도 가입해서 열심히 자료를 모았습니다. 지하실을 어지럽힌 것 때문에 당연히 엄마는 철구를 노려보고 소리를 질렀어요.
철구는 안나가 외계인을 만나서 사라지게 돕고, 자기는 번개장터에 물건을 판 돈을 모아 아빠가 살고 있다는 섬으로 갈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었어요.
뭔가 재미있는 일을 꾸민다고 느낀 유진이까지 합세해 세 아이는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을 짜기 시작했어요. 또래 친구들에게 듣기 힘들었던 이상한 말을 많이 하는 유진이답게 "외계인이 인간을 만나는 건 지구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라고 조사한 내용을 설명하는 철구 앞에서 "약 팔고 있네." 라고 했어요. 유진이 외할머니가 입이 거친 분이라 유진이도 할머니 말투를 그대로 닮은 것 같아요.
철구는 본격적으로 외계인을 만나러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전철을 타고 먼 거리에 있는, 아시아 최고 높이인데다가 UFO가 나타난 적이 있다는 혜성타워 근처에도 다녀오고, '믿거나 말거나' 카페 게시판의 글도 꼼꼼히 읽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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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에 엄마가 외계인 같다는 건우라는 한 학교 남자아이도 만나게 됐어요. 건우 엄마가 갑자기 달라졌다고 하는데, 외계인이 된 것처럼 느껴질 만큼 대단한 변화였다고 해요.
엄마가 아끼는 화분을 실수로 깼을 때도 조심하라고 타이르고, 학원을 줄였다고 하면서요. 함께 놀이동산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평소 싫어했던 '건담'도 새로 사줬다고 엄청 이상한 일들이라고 말했어요. 그러니 엄마가 회사를 옮긴 뒤부터 외계인이 된 거라고 건우는 확신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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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안나가 가을이와 큰 싸움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갔던 사건은 안나가 물건을 훔친다는 것 때문이었어요. 가을이는 전부터 안나가 도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철구가 우연히 비를 피하러 들어간 편의점에서 안나와 가을이를 보게 돼요. 안나가 초콜릿을 주머니에 넣고 있는 모습을 철구가 봤고, 그 행동을 또 가을이가 뒤에서 모두 봤어요.
가을이는 안나를 의심했다고 안나의 친구들에게 봉변을 당하기까지 했으니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안나가 편의점에서 초콜릿을 훔치는 동영상을 찍어뒀어요.
철구는 안나의 잘못된 행동을 알게 됐는데도 이제 친구로 지내고 있는 안나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훔친 물건인 게 분명해진 무당벌레 브로치도 돌려줘야 겠다고 결심했고요. 그렇다면 섬에 사는 아빠를 만나 왜 딸 이름을 철구라고 지어놓고 연락도 없는 건지 따지러 갈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안나는 철구에게 자기가 자꾸 물건을 훔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어요. 언젠가는 친구들에게 들킬 줄 알았다는 말도 함께요. 게다가 안나가 물건을 훔치거나 잘못을 하면 아빠에게 맞아왔다는 것까지 고백했어요.
너무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든 안나의 엄마는 딸이 무더운 여름에 반바지를 못 입고 다닐 만큼 몸에 상처가 많고, 결석도 자주한다는 것도 잘 모르고 있다고 하고요. 안나는 아빠한테 맞은 날에 물건을 훔친다고 해서 철구가 너무 놀라고,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철구는 결국 안나의 아빠가 변상했다고 하는 무당벌레 브로치도 번개장터에 내놓고 판매하고, 안나와 친구 관계도 정리하기로 마음을 정했어요. 그때쯤 엄마가 아빠를 보고싶으면 섬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서 아빠한테 데려가 주기로 약속을 했어요.
철구의 일은 풀리기 시작했는데, 친구들의 상황은 좋지 않았어요. 건우는 엄마가 외계인이 확실하다며 펑펑 울고, 안나는 방 전등을 깜박깜박 껐다, 켰다 하며 철구와 유진이까지 셋이 머리를 맞대고 책을 보며 만든 모스 부호를 보내고 있고, 여전히 신경이 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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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는 결국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알게 되었어요. 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철구는 가을이와 안나의 관계가 떠올랐어요.
약속대로 엄마가 아빠에게 데려가줘서 철구는 처음으로 아빠와 친할머니를 보게 되었어요. 아빠를 만나고 온 뒤에도 철구는 마음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힘들어하고 있을 안나를 더 모르는 척 할 수 없었습니다.
안나는 유진이와 함께 안나를 힘껏 돕기로 하고 경찰서에 갔어요. 아이들끼리 경찰관을 찾아가려고 얼마나 큰 용기를 끌어올려야 했을지 마음이 아팠어요.
안나의 아빠는 가정 폭력으로 신고가 된 일을 기분나쁘게 받아들였어요. 자신의 행동은 폭력이 아닌 훈육이었고, 아이를 그렇게까지 혼낸 건 자식의 도둑질을 눈감아줄 수 없어서였다고 했습니다.
원래 피부색이 보이지 않을 만큼 검붉은 피멍과 피딱지까지 다리에 깊게 상처를 남긴 가해자가 아빠라는 사실에 말문이 막혔어요. 나머지 보호자인 엄마는 아이의 상태를 잘 알지도 못할 만큼 무심하다는 것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스러웠어요.
물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실제로 이보다 더 비극적인 사건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뉴스나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동화 작품에서 이러한 내용을 접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짐작하기 어려웠어요.
작품 속의 아이들은 그동안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 왔든, 존재하지 않았든 일단 어른들의 해명을 들어줍니다. 잘못한 게 없으니 거짓말이나 변명은 할 생각도 없는 철구와 달리 안나의 아빠나 다른 어른들은 잘못한 게 분명히 있어도 거짓말과 변명을 일삼는 모습에 분노가 일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마음을 닫지 않고, 복잡하게 얽힌 일들을 풀어가기로 했어요. 어른들도 아이들과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작은 노력을 시작합니다. 저 또한 어른의 한 명으로 이 아이들이 오래오래 우정을 나누고, 가슴 뛰는 삶 속에서 자라길 바랐습니다.
사라지고 싶어하던 안나는 사라지고 싶다는 말을 통해 외계인이 아닌 친구들에게 매맞는 아이나 도둑질하는 아이로 사라지고 싶지 않으니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낸 게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어요.
잘해줄 여력이 없더라도 그냥 옆에 살아있어 주기만 해도 힘이 됐을 어른들이 아이들을 번번이 노려보며 윽박지르거나 막말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폭력까지 휘두르는 걸 읽어야 하는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얼마 전 읽은 다른 책에서 "만약 아이들에게 부모를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면, 과연 우리를 부모로 선택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에 잠겼어요. 당당하게 나는 선택받을 거라고 답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지만 당연히 그렇다고 할 자신도 없는 게 사실이니까요.
부모는 누구보다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힘들 땐 언제든 부모라는 베이스캠프에 찾아와 기운을 차리며 머물 자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부모들은 저마다 안타까운 성장기를 겪었거나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돌볼 수 없었던 상황 속에 놓여 있거나 각자 복잡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린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자신의 상처나 우려를 투사시키며 양육하면 안 됩니다. 따뜻하고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 하는 아이들이 외계인이라는 미지의 존재에 믿음을 주는 모습이 안타까운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력으로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아이들이 언제까지나 어디서든 어른의 시선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자랄 수만은 없지요. 아이들도 스스로 부정적인 감정을 관찰하며 어느 정도는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친구를 외면하지 않을 마음의 힘도 길러야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관계와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자기만의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을 세워 보았으면 합니다. (*)
청어람주니어 고학년문고 《외계인 만나기 대작전》 출간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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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후활동지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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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주니어 블로그에서는 독후활동지를 제공하고 있어요.
재미있게 읽은 책을 아이들이 스스로 기록하고,
기억에 남기는 적극적인 독후활동을 돕는
좋은 자료들이니 꼭 한번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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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내용은 청어람주니어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아래 링크는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출간 이벤트 페이지입니다. ^^
https://m.blog.naver.com/juniorbook/222432508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