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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글_안선모 : 느릿느릿 걷는 것을 좋아하며 기웃기웃 다른 세상 엿보기를 즐겨 해요. 꽃밭 가꾸기, 동물 돌보기를 좋아하고 역사책을 즐겨 읽으며 사라져 가는 우리 것에 대한 관심도 많아요. 그동안 창작 동화 《성을 쌓는 아이》 《포씨의 위대한 여름》 《싸움 구경》 《교실로 돌아온 유령》을 비롯하여 《둥글둥글 지구촌 학교 이야기》 《궁금해요, 윤동주》 등의 다양한 책을 썼어요. 해강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인천 부평남초등학교에서 신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림_심윤정 : 어린이의 마음으로 조금 더 재미있고 유쾌한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린 책으로는 《우주 난민》 《김점분 스웩!》 《책에서 나온 아이들》 《떴다, 초원 빌라》 《세상을 바꾸는 크리에이터》 《진짜 수상한 구일호》 《딸꾹질 길들이기》 등이 있어요.
청어람주니어 저학년문고의 새 책 《꼬마 난민 도야》입니다. 이 책은 '2020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1위 작품이기도 합니다. 안선모 작가님의 책은 얼마 전에 그림책으로 만나본 적이 있어요. 《따세와 함께한 10일》이라는 작품이었지요. 지난 그림책에 이어 이번에는 미얀마에서 온 아홉 살 여자아이 도야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난민의 생활을 알아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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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의 한국 이름은 김도영. 도야는 도영이라는 한국 이름도 한글도 음식도 모두 낯설기만 해요. 모범생인 오빠와 달리 도야는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그래도 도야는 학교를 좋아해요. 받아쓰기는 싫어하지만요.
이 글에서도 도영이가 아닌 도야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밝고 당당한 도야에게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니까요. 학교 가는 것 말고도 도야가 좋아하는 게 있어요. 바로 그림에도 잘 나타나 있는, 시원하고 달콤한 하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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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는 한국에 오기 전에 난민 캠프에서 살았는데, 그때는 신발을 신은 적도 거의 없었고, 하드를 먹는 재미도 몰랐어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온지 2년이 다 되어가고 부모님은 일터에서 도야 남매는 학교에서 열심히 적응하고 있는데, 동네 사람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아요. 그 걱정은 도야네 가족을 생각해 주는 건 아니고, 동네 집값이나 우리나라에도 못 사는 사람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에 대한 것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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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는 난민 캠프에 살 때 날마다 나무 위에 올라가서 놀았다고 해요. 숲속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도야는 학교에서 점토 놀이를 할 때에도 나무와 숲을 만들어요. 난민이 뭐냐고 묻는 반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담임 선생님의 대답을 그대로 옮겨 적어보겠습니다.
"난민은 전쟁이나 재난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자기 나라에서 살기 힘들어 다른 나라로 온 사람들을 말해요."
선생님의 자상한 설명에도 한국 생활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도야처럼 반 아이들도 나라를 떠나야 할 정도로 심각한 전쟁이나 재난 상황을 겪여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난민에 대해 이해하기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학교에서 재미있는 점토 놀이만 할 수는 없으니 받아쓰기 연습도 하고, 숙제나 준비물을 잘 챙기라는 둥 책상 위를 치우라는 둥 하는 반장 민주의 잔소리도 들어야 되고, 귀찮게 구는 친구들도 상대해야 해서 도야는 매우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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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와 한국은 말과 글, 문화가 다 다르니 학교 안내장 내용이 무슨 뜻인지 알아보기 어려워서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리듬 악기가 뭔지 몰라서 준비물을 제대로 못 챙겨오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신 나는 음악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공부도 가르쳐주고, 영화관이나 뷔페에도 함께 가며 경험도 쌓게 해주는 대학생 멘토 오빠도 있어요. 친구가 꼬집는 행동을 따라하면 나쁜 버릇이라고 조용히 타일러주는 창수같은 친구도 있답니다. 도야는 피구도 엄청 잘해서 강당에서는 날아다니다시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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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학년이라고 해도 학교 생활은 만만치 않기 마련이지요. 받아쓰기나 안내장에 얽힌 일들이 벌어지고, 반장 민주와 다툼도 일어나서 무거운 마음으로 보내야 했던 날도 있었어요. 그날엔 도야 가족 뿐만 아니라 친구 창수네, 이웃집인 101호 할머니까지 모두 도야를 걱정하며 찾아나섰습니다. 도야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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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도야의 학교 생활도 겨울로 접어들었어요. 도야가 그동안 미얀마 카렌족 아이들과 복지관에 모여 연습했던 공연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날이 되었어요. 101호 할머니도 창수도 도야의 공연을 보러 왔어요. 도야는 어려운 한글 가사로 연습한 노래를 열심히 불렀어요. 도야네 가족은 앞으로도 태어난 나라를 기억하며 한국 생활을 해나가야겠지요. 씩씩하고 당당한 도야도 학교 생활에 지금보다 잘 적응해서 주눅들지 않고 잘 지내길 응원합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난민 아이들이 당당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작가 분이 난민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 경험이 있는 선생님이기도 해서 그 바람이 더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도야의 밝고 자유로운 모습을 그린 그림도 경쾌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난민 아이들의 생활을 그린 책을 접하는 일은 드물었는데, 덕분에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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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귀엽고 실용적인 굿즈를 정성껏 만들어 주셔서 책과 함께 선물받는 소소한 즐거움을 누렸어요. 우리집 똥강아지와 리듬악기 춤을 추고 있는 도야입니다. 캐릭터 냉장고 자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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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주니어 블로그(https://m.blog.naver.com/juniorbook/222124473277)에 가면 《꼬마 난민 도야》의 독후활동지를 다운받을 수 있어요. 책을 되짚어 생각해보고, 좀더 깊이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꼭 한번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