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서 책장을 넘기는 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특히 사춘기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제게는 이 소설이 재미있다가도 나도 모르게 눈물 짓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그저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기면서 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그런 점을 잘 살려 동물로 변하게 한 작가의 상상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답니다.
곰팡이 핀 반지하 단칸방. 늘 술에 찌든 아빠와 열아홉에 집을 나간 누나.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던 그 집이 그리웠다. 세상 어떤 곳도 그 반지하보다는 나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초라한 울타리조차 울타리이긴 했다는 걸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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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이 들개가 되어서 반지하 단칸방을 그리워 하면서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이 비단 국영만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로 집을 나갔던 아이들의 외침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요.
아빠의 몸에서 털이 빠져나가는 만큼 태웅의 몸에는 더 많은 털이 자라났다.
2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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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열일곱 살이 된 아들 녀석이 우리 부부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걸 보면서 언제 이렇게 컸을까 싶고 든든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책에서 이런 장면을 보니 아이는 자라고 부모는 늙어간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면서 마음이 먹먹해지더라고요.
곁에 투명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두고 자란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태웅은 어려서부터 잘 알았다.
253p
곁에 투명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겠죠. 그 삶은 얼마나 따뜻하고 온기가 가득할까요. 저 또한 아이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기에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은 아이들보다도 부모님이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스포하는 게 싫어서 줄거리조차 쓰지 않았지만 분명 이 책은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이랍니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아이들을 마음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 아이들은 어떤 동물로, 나는 과연 어떤 동물로 변할까 생각하기도 했답니다. 사춘기를 호되게 겪고 있는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싶어요. 모두 어른이 될 때까지 멋지게 이겨내기를!!!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