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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ga7님의 서재
  • 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 이인식
  • 38,700원 (10%2,150)
  • 2021-11-23
  • : 145


가이아는 사랑과 출산의 여신인 에로스를 창조했어요. 가이아는 독자적인 힘으로 하늘, 산, 바다를 낳았어요. 특히 하늘인 우라노스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신으로서 온 세상과 모든 신을 다스렸죠. 가이아는 아들인 우라노스와 결혼하여 힘센 자식들을 많이 낳았어요. 그중에는 열두 명의 티탄이 있었죠. 티탄은 무서운 괴력을 가진 거대한 신들이었어요. 특히 막내인 크로노스는 교활하고 야망이 대단했어요. 우라노스는 티탄들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자 그들을 타르타로스의 구렁텅이 속으로 내던졌답니다. 가이아는 지옥으로 자식들을 찾아가서 아버지에게 복수하라고 부추겼죠. 티탄들은 우라노스의 강력한 힘이 무서워서 나서지 못했지만 막내인 크로노스만은 어머니 가이아의 뜻에 따랐어요. 크로노스는 가이아와 잠을 자고 있는 아버지를 습격하여 낫으로 남근을 잘라 바다에 내던졌어요. 생식기능을 상실한 우라노스는 힘을 잃고 더 이상 세상을 다스릴 수 없게 되었고, 결국 크로노스는 모든 권력을 갖고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이죠.

크로노스는 아버지를 거세하는 방법으로 세상의 주인이 되었기에 자식들이 자신을 배반하게 될 것을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크로노스는 누이인 레아와 결혼한 뒤 아기를 낳을 때마다 안고 오라고 명령했어요. 크로노스는 레아가 아기를 낳아 데려오면 그 자리에서 아기를 집어삼켜버렸죠. 크로노스가 삼킨 자식들은 헤라(출산의 여신), 데메테르(농업의 여신), 헤스티아(가정의 여신), 하데스(지하 세계의 지배자), 포세이돈(바다의 왕) 다섯 명에 이르렀어요.

레아는 다시 아기를 갖고 시부모인 우라노스와 가이아에게 찾아가서 아기를 살릴 방법을 상의했죠. 레아는 크레타 섬의 동굴로 가서 몰래 아기를 낳아 숲속의 요정들에게 맡겼어요. 레아는 궁전으로 돌아와서 크로노스에게 돌멩이 하나를 아기처럼 강보에 싸서 갖다주었어요. 크로노스는 의심 없이 돌을 삼켰고 그렇게 해서 목숨을 건지고 살아남은 아기가 막내로 태어난 제우스랍니다. 잘 자란 제우스는 풀로 만든 약을 포도주로 속여 크로노스가 마시도록 해서 토하게 했죠. 처음 토한 것은 돌멩이였고 이어서 다섯 명의 자식들을 모두 게워냈어요.

 

수메르인은 인류 최초로 문자를 발명한 민족이에요. 점토판에 쐐기 모양의 문자를 새겼는데 이집트인의 상형문자보다 어려웠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해독되지 못했죠. 쐐기문자는 페니키아인에 의해 발전해 오늘날 알파벳의 기초가 되었어요. 수메르인의 인생철학은 어땠을까요?

인간은 죽는다. 그러니 쓰자.

금방 죽지 않으니 저축도 하자.

수메르인은 영원불멸의 내세보다 현재 행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해요. 수메르인이 살던 당시 유행어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인생의 기쁨, 그것은 맥주

인생의 슬픔, 그것은 원정

결혼은 기쁜 것,

그러나 이혼은 더 기쁜 것

 

요즘에 유행하는 말이라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죠? 시대가 달라도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은가 봐요.

제우스는 인간에게 벌을 주기 위해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에게 진흙으로 여신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만들라고 지시했어요. 올림포스의 신들은 온갖 선물로 이 여자를 꾸몄지요. 신들은 그녀에게 화려한 옷, 빛나는 보석, 매력과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선물로 주었어요. 그녀의 이름은 판도라로 명명되었죠. 판도라는 그리스어로 '모든 선물'이라는 뜻이에요.제우스는 교활한 신인 헤르메스에게 은밀한 명령을 내렸어요. 헤르메스는 아버지의 지시대로 판도라의 마음속에 간사하고 배신하는 성격과 거짓말을 하는 재주를 불어넣었죠. 제우스는 판도라를 에피메테우스에게 선물로 넘겨주었고 판도라의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형의 충고를 까맣게 잊은 채 그녀를 아내로 맞이해요. 에피메테우스의 집에는 모든 악이 담긴 항아리가 있었는데 판도라는 이 항아리를 보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뚜껑을 열고 말았어요.

 

항아리를 여는 순간 악, 굶주림, 미움, 질병, 미치광이들, 미친 영혼, 괴물 떼가 쏟아져 나와 인간 사회로 퍼져나갔죠. 판도라가 엉겁결에 뚜껑을 닫았는데, 밑바닥에 있던 영혼 한 개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채 남아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희망의 영혼이었죠. 제우스의 의도대로 모든 악이 땅 위에 흩어져서 인간의 삶에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었어요. 인간에게 남겨진 유일한 위안물은 희망뿐이었어요.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혹독하게 응징했어요. 제우스는 하늘에서 만든 사슬로 그를 묶어 카우카소스의 산꼭대기 바위 위에 결박했어요. 프로메테우스의 손목과 발목에는 무거운 족쇄가 달려 있고 잔인하게 생긴 제우스의 종이 그 끝을 잡고 있었어요. 제우스는 벼락을 던져서 프로메테우스가 타르타로스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게 했어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그는 다시 옛 자리로 되돌아왔고 어느 순간 독수리가 달려들어 그의 살을 찢고 간을 물어뜯었어요. 옆구리의 상처는 하루 종일 그에게 고통을 안겨주다가 저녁이 되면 아물어 간이 다시 자라났어요. 그렇게 고통을 겪으면서 한 세기가 흘렀고 그리스의 영웅인 헤라클레스가 인류의 위대한 친구인 프로메테우스를 구하러 왔답니다. 독수리를 화살로 쏘아 죽였고 거대한 방망이로 하늘의 사슬을 박살 내고 가슴에 박힌 못을 빼주었어요. 비로소 자유를 찾은 프로메테우스는 헤라클레스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답니다.

 

신화에서만 존재할 줄 알았던 궁전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벅찬 감정이었을까요. 에번스는 크레타 섬의 문명을 미노아 문명이라고 이름 붙였대요. 신화 속 인물인 미노스 왕에서 파생된 용어라네요. 기원전 3000~2000년대에 그리스 본토와 에게 해의 섬들에서는 에게해 문명이 청동시대의 꽃을 피웠대요. 그런데 크레타 섬만이 독자적인 문화를 누렸는데 그것을 미노아 문명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죠.

 

지난 몇십 년 동안 세계화 추세와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언어 사멸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요.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15대 언어는 영어, 중국어(만다린어), 힌디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랍어, 벵골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 등이에요.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이 15대 언어 중 한 개를 사용하는 반면에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사용자 수가 1만 명 미안인 언어를 사용해요.

만약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언어로 소통했다면 지금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더니 그러면 영어도 안 배우고 너무 좋을 것 같다는 대답을 했어요. 정말 아이들 다운 대답이죠?

 

이 책에는 그리스 신화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의 신화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특히 '항아가 달로 도망쳤다'라는 뜻의 항아분월 전설이 꽤 인상적이었어요.

예의 아내인 항아가 불사약을 몰래 다 먹어버리고 천신이 되려다가 두꺼비로 변한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항아는 혼자 불사약을 모두 먹고 하늘나라로 바로 올라가지 않았어요. 하늘의 여러 신들이 남편을 배반한 여자라고 조롱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월궁, 달나라로 가서 잠시 숨어 있기로 마음먹었죠. 항아가 월궁에 도착한 순간 두꺼비로 변해요. 만약 항아가 하늘나라로 바로 갔다면 예전처럼 여신이 될 수 있었을까요?

혼자 남겨진 예가 보란 듯이 잘 살았다면 좋았겠지만 아내의 배신에 절망하여 영원히 살고 싶다는 꿈을 접고 남을 삶을 불행하게 살았대요. 배신당한 예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예는 좋은 날을 골라 항아와 함께 불사약을 먹을 생각이었거든요.

 

제가 이 책을 주말 내내 읽으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어요. 500페이지가 훨씬 넘는 분량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거든요. 동서양의 신화가 그저 상상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려주는 부분은 참신하고 재미있었답니다. 특히 관련 자료로 그림이 많이 실려서 제일 좋았어요. 이 책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였지요.

신화 속에서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것들이 어느새 눈앞에 실현된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은 지금보다 더욱 편리한 삶을 살게 될 테지만 신화 속 주인공들처럼 자만하거나 우월감에 빠지지 않도록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어요.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간 유토피아처럼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를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먼저 생의 기쁨을 누리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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