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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 에센셜 한강 (무선 보급판)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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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3-06-01
: 17,400
희랍어 시간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모질고 거친 길을 순례자처럼 밤새 걸어온 것 같다.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조여들며 발 아래 터진 물집의 끈적함을 불편해하며 한발 한발 그 뒤를 쫓는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잠시 한 발 떨어져 돌아누워 편이 쉬길 기원해봐도 바로 눈 앞까지 바짝 다가서길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이 아침에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한다. 단지 살아감에 감사한다. 더 살아보자는 격려 같아 뭉클하다.
오랜 버릇처럼 틀어놓은 아침 유튜브 방송에서 오래된 기억속의 가수가 오래전 노래를 부른다. 기억보다 더 오래된 목소리로 노래한다.
계절은 가을인데 문을 열면 눈이 올 것 같다.
이천이십사년 십일월 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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