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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1211님의 서재
  • 한번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았다
  • 이수경
  • 12,600원 (10%700)
  • 2021-11-25
  • : 33

누군가의 삶을 편견이나 판단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담백함을 지니고 있다면 이런 이유들이 아닐까?


비슷한 삶을 살았거나 타인의 삶의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성장했거나.


작가와 비슷한 삶을 살고 타인이 겪은 삶의 과정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성장했기에 제목부터 마음 깊이 와닿았다.


한 번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다


드라마틱하지 않지만 누구나 갖고 있고, 앓고 있는 내면의 무수한 상처를 용기내어 담담하게 풀어낸 작가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진 책이다.


드라마틱하다면, 무언가 한 눈에 인정받는 성공이나 성취가 있다면 오히려 용기내기 쉽지만 변함없어 보이는 평범한 일상을 드러낸다는 것은 용기 이상의 결단이라는 것을 나 역시 알고 있기에 무엇보다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 역시 수면제를 끊고 내면의 나를 만나기 전까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사랑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이혼의 상처로 세상을 원망하며 미워하고 있었다. 그 미움과 원망이 나를 향하고 있는 것은 깨닫지 못한 채.


나를 사랑하고 싶어서, 감정을 더듬고 만나며 불안과 불편함이 가득한 어린시절을 대면했다.


타인과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몰라서 소통을 거부하는 아빠, 그런 아빠와 가혹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머니 사이에서 불행해 보이는 엄마, 늘 조마조마한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고 피해자로 보이는 엄마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착한 딸이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팔삭둥이에 인큐베이터를 전전하며 허약하게 태어나기도 했지만 늘 아파서 병원을 들락거렸던 것은 억눌렀던 수많은 감정과 상처로 인한 아픔이었다.


자신의 상처와 아픔에 매몰되지 않고, 다발성 경화증을 앓으면서도 일상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며 성장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상처로 아파했던 지난 시절과 현재 진행형인 나의 성장 역시 돌아볼 수 있었다.


상처로 얼룩진 과거를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그 상처를 극단화 하거나 미화하지 않는 담담함은 더욱 어려운 부분이다.


에세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던 내가 타인의 삶을 담백하게 마주할 수 있을만큼 성장해서, 담백함이 물씬 전해지는 책을 통해 삶을 다시 한번 정돈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삶을 변화시키고 살리는 것은 어떤 사건이 아니라 일상을 변화시키는 생각과 행동이다. 수많은 자기 계발 서적이 와닿지 않는다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상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변화시켜가는 성장 진행형인 작가의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반드시 흉터가 무늬가 되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311, 한 번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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