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전공자가 아닌 이상 경제학 수업을 들을 일은 흔하지 않다. 간혹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낮은 지식 수준으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 비로소 눈이 좀 떠지는 것 같다. 내 월급을 이렇게 관리해야겠다, 우리 세금은 이렇게 사용되는구나 등등 말이다.
<국가부도>는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읽고 계시다 하여 읽게 된 책이다. 개인적으로 그분이 아름다운가게와 희망제작소 소속이실 때 뵙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후로 '언젠가 저분은 큰일을 하실 분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감동을 받은 사람이 다행스럽게도 나 혼자만은 아니었던지 시장이 되셔서 매우 기뻤다. 아무튼 그분에 손에 들린 이 한 권의 책은, 나와 멀게만 느껴지는 경제 분야라는 벽에도 불구하고 호감이 갔다.
그리스니 이탈리아니 국가부도니 디폴트니 떠들어대는 뉴스는 많아도 나는 도통 이해하지 못하다가 이 책을 보고 이제 조금 깨닫는 중이다. 사실 100%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가 자금의 흐름이 역사적으로 잘 정리돼 있어서 마치 '개론' 수업을 듣는 것처럼 무난하게 읽혔고 덕분에 '복지국가'라는 것에 대한 찬반 여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미덕은 사실 즉, 국가부도라는 현상을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를 통해 국가의 경제와 그 외 세금을 통해 돌아가는 나라 살림 전부를 보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자금 매커니즘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모두가 제법 알지만, 국가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이익을 올리거나 망하기도 하는지는 솔직히 알 길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나 같이 경제에 눈이 어두운 청춘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
일단 들고 다니기도 폼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