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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자님의 서재
  •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 알렉상드르 페라가
  • 11,700원 (10%650)
  • 2016-06-01
  • : 59

늙는 다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지금 보다 나이가 더 들었을 때 내가 회상하는 나의 인생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만든다. 죽기 살기로 누군가와 경쟁을 해야 했던 학창 시절에도 그 속에서 친구를 얻었고 그 친구가 평생을 같이 아니 지금까지 같은 인생의 한 자락을 붙잡고 같이 살아가고 있으며, 항상 불안했던 사회생활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같은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객기나 용기 혹은 패기라고 말하는 것들을 지금에 와서는 많이 잃은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 속에서 내가 얻었던 것은 무엇인지 아니면 크게 후회하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주인공인 파네크 레옹은 자신의 삶과 현재의 삶을 오버랩하면서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다. 가족에 대한 기억 그리고 힘들게 살았던 젊은 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어쩔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이야기의 흐름에서 나를 잠깐 붙잡아 놓았다.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삶이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찰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네크의 인생은 굴곡이라기보다는 험난함을 그대로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자신을 위해 신념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털어 놓는 울분의 자리에는 젊은이의 객기가 보이기도 했다. 가족을 가져 보지 못한 그에게 그리고 막 살았다고 하기보다는 험하게 살았던 그에게 인생은 경쟁을 즐기는 삶이 아니라 그의 말대로 경쟁의 결과물을 찾아서 살아가는 삶이었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런 그가 불의 사고로 찾아오게 된 요양원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를 간병하는 마를린과의 에피소드는 노인이기에 혹은 세상을 오래 살아온 사람이기에 전해 줄 수 있는 그런 말들이 흘러나온다. 다만 따뜻한 말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워 보지 못한 그런 말투와 성격은 오해를 일으키지만 그 속에서도 친구는 만들어진다.

 

그냥 노인에 대한 한 풀이 같은 소설로 생각이 되었다. 아니 그런 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 소설은 뭔가 다른 느낌이 든다. 늙는 다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는 일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하루하루 세상을 더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고 자신의 오만을 반성해 가는 그런 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맞다 해야 할 것 같다.

 

일흔 여덟이라는 나이가 되었더라도 자신을 정확히 알기는 어려운 가 보다.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질 수는 있지만 자신을 파악하는 눈은 평생을 두고 길러야 하는 것인가?

 

“자네는 누구인가, 레옹?”

나는 아직도 내가 과연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레옹이라는 존재는 무수히 많았으니까. Page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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