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서재
장바구니
잠자자님의 서재
  • 자유를 위한 변명
  • 홍신자
  • 12,420원 (10%690)
  • 2016-04-28
  • : 292

20여 년 전에 지어진 이야기가 지금에 와서 다시 찾는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그렇게 지난 말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저자인 홍신자는 지금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이고 세상은 그 나이의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들어 주지 않는다. 홀로 그렇게 자신만의 영역을 쌓아 온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작은 의심은 첫 장을 넘기면서 모든 것을 잊게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오롯이 나를 찾아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명쾌하게 이야기하는 글들을 찾기 힘들었던 것은 아닐까 한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자신 혼자의 생활을 하고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 그렇게 홀로 있는 것이 싫어서 세상과 항상 이어지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불안한 사람들에게 홍신자의 첫 마디는 자신만의 정글에 들어가라는 것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그렇게 휩쓸리다 보면 나의 본질을 잊고 살게 된다는 것이고 분주함이 미덕인 세상에서 그 속에 들어가는 것은 나의 본질과 나의 마음속에서 울리는 외침을 외면하는 일이라 말한다. 지금도 누군가 소통하고 말을 잘하고 공감해야 하는 것이 사람들의 의무인 것처럼 알리고 가르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나라는 본질을 잊고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한 것은 아니었을까. 나의 본질 그 것을 찾는 것에 몰두하다 결국은 그 것이 나의 관념이 되어 버리고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무의식적 흐름을 막기 위해 홍신자는 다시 나를 잊기 위한 작업을 수행했다고 한다. 그 것을 찾는 가장 좋은 환경은 자연이었다 한다. 관계 속에서 잊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다가 결국은 그것마저도 놓아버려야 하는 그런 관계 즉 나를 온전히 놓아주는 단계가 되기 위해 자연 속에 혼자서 흔히 세상이 말하는 외로움 속에서 나에 대한 관념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그 관념은 다시 속박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녀는 다시 내가 마음속에서 외치는 그 것에 집중하고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과 만들어 놓은 틀, 아마도 그녀가 살았던 시대에는 더 많은 것에 제약이 있었을 그 시대에 그녀는 오롯이 내 감정과 외침에 집중하고 그 것을 마음에 가슴에 담아 두지 않는 연습을 한다.

 

새벽의 마지막별이 사라질 때까지 웃기만 한다면 도통할 수 있으리라 (Page43)

 

나를 놓아주는 작업 속에서 내 외침을 표현하는 자유로움 속에서 무엇을 추구하게 될까, 감추고자 하는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모토로 본다면 결국 사람이기에 관계의 진실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나를 찾고 외치고 보여주고 나 스스로가 자유로워 진 상태여야만이 관계의 진실성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아닐까. 이런 나에 대한 가치관이 만들어 진 후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한다. 라는 한 줄을 만들어 내고 늦은 나이에 무용을 배우기 위해 고된 유학의 길을 떠난다. 그길 속에 자신이 담겨져 있었겠지만.

 

모든 사람이 언제나 혼자이다. 혼자인 것에 대한 불안감은 관계를 널브려 놓고 그 정리되지 않은 관계는 가식을 만들고 가식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 되며 자신을 속이는 일은 스스로가 자유롭지 못한 속박의 단계로 들어간다는 말처럼 읽혀진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혼자인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다시 그것을 말하고 강조한다. 이렇게 찾아간 자신의 모습에서 그녀는 두려움의 근본이 어디에 있을까? 하는 고민을 던진다. 외롭기에 두려운 것인가? 솔직하지 못해 자유롭게 살지 못하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 그녀의 해답은 사람은 생물 즉 살아있는 것이기에 모든 것에 대한 두려움은 죽음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자유로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한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죽음과 같이 생활 하는 것.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해골을 끼고 생활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죽음이 모두에게 존재하는 것이기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이성적인 관념이라면 두려움은 모든 것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돌이켜 보면 두려움 역시 모든 것에 존재하고 상실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감정 혹은 이성의 발단이 아닐까 한다. 결국 모든 두려움은 죽음에서 출발하지만 그 두려움의 이면에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에고라는 표현으로 말한다. 그 에고의 소멸에 대한 두려움을 말한다.

 

철학책 같기도 하고 때로는 이 시대를 살아온 여인의 삶속에서 많은 사색을 요구하는 제도에 대한 저항 같기도 한 느낌이다. 여인으로 결혼하고 양육하고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삶에 대한 전반적인 고뇌가 담겨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나한다. 남들과 조금 다른 아니 스스로는 평범한 삶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책의 전반부의 묵직함이 뒷부분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아마도 내가 여인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 아니어서 공감이 부족함이 아니었나한다.

 

자유로움, 외로움, 두려움, 죽음, 여러 가지 철학적 단어들을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었다. 세상의 눈으로 판단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가치가 어쩌면 더 돋보이는 책이 아니었을까.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