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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님의 서재
  • 할매
  • 황석영
  • 15,120원 (10%840)
  • 2025-12-12
  • : 139,940
형!
황석영 작가의 새책 《할매》를 읽었습니다.
흰 점박이 개똥지빠귀가 죽자 그 뱃속에 있던 씨앗이 팽나무로 성장하여 열매를 매달아 개똥지빼귀들을 불러들입니다.
수도자 몽각이 자신이 잡아 먹은 것들에게 보시하고자 갯벌에서 죽자 칠게들이 그 유기물을 먹고, 마도요들이 그 칠게들을 먹고, 생합이 죽은 첫째 마도요를 먹습니다.
조선에서 천주교 박해가 극심해지자 도사공인 배개동(개똥이)이 배를 몰아 진사 조 요섭과 토마스 신부를 천진항으로 피신하도록 돕게 되고, 그 이듬해에 조 진사의 인도로 천주학에 입교하여 분도(베네딕토)라는 세례명을 받고, 조요섭 사후에는 그의 뒤를 이어 회장을 맡아 신도들의 공동체 마을과 공소를 열어 생활 신앙을 돕다가 조정의 대대적인 탄압으로 그와 아내, 두 딸이 처형을 당합니다. 프랑스 신부를 찾아가 영아세례를 받았던 막내 아들(사무엘)은 군사들이 집으로 들이닥치기 전에 배개동이 지붕 위로 올려 화를 면하게 되고, 유분도를 도사공으로 썼던 예전 큰 여각 주인 선주가 그를 피신시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사무엘의 후손인 유방지거(프란체스코) 신부는 군부 독재 치하에서 인권 운동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하고 노동자나 농민, 철거민들과 함께하다가 새만금 개발사업을 반대하는 등 생명과 평화 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지금은 수라 갯벌에 신공항을 짓는 사업을 반대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배개동 밑에서 행수일을 하던 배춘삼의 아들 경순은 열다섯 나이에 김제 부안의 걸립패인 박돌이 패에 입단하여 놀이꾼으로 걸립을 다니다가 나중에는 동학에 입도하여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의 총에 맞고 전사합니다. 평범한 현대인인 배동수는 군에서 제대하고 첫 직장을 잡기 전 외갓집에 들렀을 때 밤에 외숙모를 따라 갯벌로 조개를 캐러 나갔다가 혼자 먼저 돌아오면서 갯벌 구멍들에서 온갖 생명들이 내는 대합창소리를 들은 경험이 자신을 하제 포구로 돌아오게 했던 알 수 없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시화호 문제와 새만금 공사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이루어지던 무렵에 시민 모임에 들었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파트 보일러 기사를 부업으로, 환경 지킴이를 주업으로 여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야기의 유장한 흐름 속에서 자연 만물은 탄생과 성장과 소멸이 오래오래 되풀이되는 변화 속에서 굳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황석영 작가의 생각으로 좁은 마음이 꽉 찹니다. 형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넘쳐나는 풍요가 결핍을 대신하지 못하는 시절, 부디 어제보다 더 마음 넉넉하게 건너가시기 바랍니다.

*편지야, 잘 가거라!

#황석영 #할매 #팽나무 #서형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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