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금의 문명 세계를 가리키는 듯한) 구세계의 몰락(파멸)으로 ‘겨우 살아남은 자들’이 세운 거대 지하 도시인 시타델과, 지상으로의 영구 이주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세운 개척 기지들로 작품의 배경이 설정되어 있다. 시타델은 저층 지구(지하 세계의 아래쪽, 청년 공동 주거 지구가 있음)와 고층 지구(지하 세계의 위쪽, 최고의 IT 회사들이 모여 있음)로 나뉘어 있다.
게임 회사인 ‘트라이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천재 소녀 이경과, 개척 기지 중 하나인 ‘알렙’에서 부대장으로 일하는 개척 대원 라르스의 극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짧은 만남 이후 헤어져 지내던 두 사람이 게임 채팅방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사랑을 키워 가던 중에 라르스의 조난이라는 위기가 닥치게 되고, 이경이 지상으로 가 라르스를 구출하게 된다는 내용이 흥미롭게 읽힌다.
‘전자총, 수직 농장, 나노봇, 착용형 강화 로봇, 디지털 조경, 반려 로봇, 인공지능 비서, 연결(사람의 신경계와 동물의 신경계가 연결되어 일체가 되는 것)’ 등의 용어들을 통해 우리가 다가갈 미래 사회의 모습을 어림으로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이경과 라르스의 거침없는 삶을 통해 젊은 독자들이 시련과 절망에 주저앉지 않고 ‘꿈’을 향한 걸음을 내디딜 것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두 사람은 순수하고 생명력이 넘치므로 둘이 꾸는 꿈은 다 초록이다.
#너의_초록에_닿으면 #배미주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