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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le_Aladin
  • 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최정원
  • 12,600원 (10%700)
  • 2022-10-28
  • : 451

소설Y클럽 5기 활동으로 도서를 읽고 활동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창비의 영어덜트 소설을 언제나 즐겁게 읽었기에, 이번 작품 역시 기대하며 집어들었어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흥미진진함으로 순식간에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크리처물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닙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책을 덮고 난 뒤에도 공포의 잔상이 꽤 깊게 남는 편이어서요. 공포영화를 잘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폭풍이 쫓아오는 밤>을 읽으면서도 여러 장면에서 흠칫흠칫 놀라고, 손에 땀을 쥐게 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만큼이나 흠뻑 몰입해서 읽게 되는 책이었어요. 책 속의 묘사와 머릿속의 상상력이 더해지며 이서와 수하가 겪게 되는 급박한 상황이 더욱 생동감있게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폭풍이 쫓아오는 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책을 읽는 동안 제가 책 속의 이서였다면, 수하였다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서와 수하까지 가지 않더라도, 저는 과연 성광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시현만큼은 행동할 수 있는지를 저 자신에게 묻게 되었어요. 언급한 네 사람 이외에도 책 속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모두가 아주 다른 인물상이면서도, 또 모두가 일상 속에서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일반적인 인물상들이어서 더욱 공감하고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서와 수하는 서로 다른 각자의 트라우마와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겨낸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겨낸 척을 꿋꿋하게 해내고 있는 것에 가깝죠. 그 사이에서 그들을 쫓아오는 한밤중의 괴물은, 단순히 괴물이 아니라 그들의 트라우마 그 자체인 것도 같습니다. 아이들이 무찌른 것 역시, 괴물뿐만 아니라 그들을 괴롭히던 기억이겠죠. 그 끔찍한 밤을 지나며, 이서와 수하가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책을 마지막장까지 덮고 나니, 이서와 수하가 마치 제 친구인 것 처럼, 제 가족인 것 처럼 제가 뿌듯해지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폭풍이 쫓아오는 순간에, 저도 이 아이들을 생각하며 폭풍을 마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술에 취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목숨만 지키기 위해 이기적으로 구는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의 앞에 서서 폭풍을 맞이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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