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일 년 동안 엄마의 몸 안에 축적된 시간과 지상에는 더 이상 흔적을 남기지 못할 미래의 시간까지 함께 묻혔다. 엄마의 삶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과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미완성된 역사가, 하지 못한 말과 가보지 못한 곳, 끝내 이루지 못한 일들까지……. (p.41)
정연은 생명이 꺼져가는 엄마를 돌본다. 하던 일을 정리하고 엄마집으로 들어와서… 그런데 엄마와 함께 한 시간은 예상보다 짧았다.
동생 미연과 엄마를 보내드린 후에도 정연은 엄마집을 떠나지 못한다. 엄마 신발을 신고 엄마 옷을 입고 강아지 정미와 산책을 한다. 동네 사람들을 마주치고, 엄마의 삶을 더듬어 간다.
1부 동지 冬至
2부 대한 大寒
3부 우수 雨水
소설 배경과 가까운 계절에 읽어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3부 중에서 1부가 가장 인상적이다. 엄마를 보내는 과정에서 현실적이고 솔직한 내용까지 담아서 마음이 아렸다. 겨울은 춥고 황량하지만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걸 기억하자고... 작가는 가만히 말을 건넨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