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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리더의 독서기록
  • 나무와 함께 정처 없음
  • 노재희
  • 12,600원 (10%700)
  • 2023-11-01
  • : 125

누군가 쓴 것을 내가 읽는다. 내가 쓴 것을 당신이 읽는다. 심심해서 외로워서 슬퍼서 읽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만난다. (p.234)




각 글의 시작 부분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에세이인데 소설 같은 느낌도 있다. 묘한 글의 시작을 따라가면 그렇게 글을 시작한 이유를 어렴풋이 더듬어 갈 수 있다. 


또 벽이 나타난다.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그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희미한 윤곽으로만 존재하다가 그것이 또렷해지는 순간이 있다. 벽을 넘어야 한다. (「게으르다는 형용사」 첫 부분 p.127)




타인의 기록에 존재하는 나를 상상하는 기분은 어떨까. 그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다면? 작가는 생의 한 구간 기억을 잃었고, 기억에 대해 사유한다. 


내 안에는 한 권의 공책이 있어서 나는 거기에 매일 쓴다. 사실 내가 쓴다기보다는 내가 데리고 있는 수백억 개의 뉴런들이 쓴다. 공책은 점차 책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공책을 모두 채워 빈 곳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그때가 바로 책이 완성되는 때이다. 책의 제목은 ‘기억’.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 (p.63)




「내 세계의 크기」가 마음에 남았다.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아서 최악을 상상하지만 막상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을 찾는 부분에 공감했다. 작가의 세계가 커지는 걸 목도하여 좋았다. 덕분에 이 책이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리면 되돌아갈 수도 있고 새로운 길을 내며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샛길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당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p.222)




갸웃거리며 읽다가 점점 빠져들었다. 마지막 책일 수도 있다 생각하며 썼다는 에필로그를 읽으니 전반적인 내용이 더 깊이 다가온다. 작가의 소설도 읽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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