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 모두의 삶이 이 영화관과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통 나를 클로즈업하는 것만 같은 젊은 날에서 이제는 영화 바깥의 관객이 되어가는 듯 나이를 먹어가는 것. 웅장한 영화관에서 덩치만 큰 낡은영화관이 되는 것이 아닐지 싶었다. (p.196)
환승 연애도 아니고 ‘환승 인간’이라니, 어떤 내용일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읽기 시작했다.
한정현 작가는 단편으로만 만나봤다. 소설에서 너무 많이 솔직했기 때문에 이 에세이에선 오히려 온전히 솔직하지 않았다고 한다.
1부 환승 인간: 이름이 많을수록 숨 쉬기 좋다
2부 환승하는 법: 환승하세요, 자기 자신으로
3부 환승 신호: 오래 살아서 더 자주 환승해야지
4부 환승 구간: 이제 나를 알아보겠어요?
5부 통행증: 행복한 우리들의 붕괴의 시간
어릴 때부터 새로운 이름을 갖는 걸 즐겼고, 그러면 마음이 편안했다고 한다. 이름 뒤에 숨어서 덜 무료하고, 위안을 받고, 인생이 조금 가벼워지는 기분이라고….
환승의 이유는 부제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더 좋아하는 것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환승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살기 위해 좋아하는 걸 만들기도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던져주는 글이었다. ‘한정현의 영화적인 순간’ 칼럼도 담고 있는데 언급된 영화를 본 후 다시 읽어보고 싶다. 소설에 묻어나는 분위기와 작가의 관심이 어디에서 기인한 건지 아주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