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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님의 서재
  • 잘 지내나요, 내 인생
  • 최갑수 글.사진
  • 12,420원 (10%690)
  • 2010-11-15
  • : 4,128
 

 

여행작가 최갑수가 쓴,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

활동적이고 힘차고 신나는 그런 여행기 분위기보다는

조용조용하게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차분히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내 인생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 속에서 작가가 이렇게 말하는 구절이 있다. (정확하진 않음. 기억이 가물가물)

사진이라고 하는 건 원래 슬퍼야 한다고. 웃고 있는 사진에서도 슬픔을 찾아내야 하고

아무리 밝고 명랑한 사진이더라도 어느 한 구석에서는 슬픔이 보여야 한다고.

이 책이 그렇다. 밝고 진한 원색의 색감보다는 베이지, 아이보리색을 떠올리게 만드는

회색빛의 사진들이 뭔가 내 마음까지도 차분하게 만들어 주다못해, 쓸쓸하게까지 한다.

- 그래서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더없이 좋다는 것도 아님 (뭥미?)

 


책은 전체적으로 다섯가지의 일상, 사랑, 타인, 여행, 내 인생이라고 하는 주제로 이루어지고

총 81가지의 한두줄 혹은, 세네쪽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에세이라고 하는 건 뭔가, 소설보다는 훨씬훨씬훨씬 (아니, 아예 반대지!)

논픽션에 가깝고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한 작가의 에세이를 한 권 읽는게

소설을 다섯권 읽어 제끼는 것보다 훨씬 더 (개인적으로) 작가와 가까워진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왠지 좀 묘하다.

초반부에는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날씨 좋은 봄날 돗자리에 샌드위치를 싸들고

교외로 나가는 모습에서 화목하고 평온한 일상이 나오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와 차를 마시고 옛사랑을 그리워하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사알짝 의아한 얘기들이 나오고 그렇더라. (뭐 그렇다고해서 내가 "왜 작가자신의 있는 그대로

일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거요! 하고 따질 건 아니지만) 뭔가 좀 한 사람의 일상을 짚어가는

흐름에서, 책이 막바지로 흘러갈수록 작가를 알아가는 듯한, 정리되는 느낌이 좀 들어야 하는데

이 책은 어째 뒤로 가면 갈수록, 너무 쓸쓸하고 외롭기만 하다.

 


그러고보니 남자 작가가 쓴 에세이는 거의 처음 읽어보는 게 아닌가 싶다.

(아 아니다. 바로 며칠전에 권영상 선생님의 <뒤에 서는 기쁨> 을 읽고 있었지 후후후

그런데 너무나 가정적이고 그런 가족들간에 느끼는 행복이나 걱정들 위주로 본인이 겪은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권선생님이랑은 사뭇(완전?) 다른 느낌. )

왠지 좀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남자가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선에서 이런저런

시시콜콜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외로움이라든지 직업에 대한 생각이라든지,

또 여행을 하면서 스치듯이 겪게 되는 장면 장면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약간 생소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또 작가처럼 외로워지기도 했다.

 

또 이 책에서는 최갑수 작가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바로 여행작가라고 하는 직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다.

역시 시시콜콜 자세하게는 아니지만, 단 한번도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한 적 없고

여행을 떠나는 건 언제나 즐겁고 설레는 일이고

현실과 반대되는 말은 비현실이 아니라 '여행'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여행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여행작가로서 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다. (좋아!)

 

 

 

그리고 너무 와닿던 글.

 

-  새 차를 사서 어디론가 휘리릭 떠나고 싶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고

 돈은 여전히 부족하다. (p.32)

- '여행은 힘없고, 새로 시작하고 싶고 그럴 때, 멀리 떠나고 싶은 것.' (p.108)
 

 

나 지금. 완전 떠나야 할 때잖아 허허허참, 에휴 이놈에 현실.

항상 돈없고 시간없고 여행에 앞서서 불안한 마음과 함께 결단력이 안서는 건 똑같으니까

이왕 떠나고 싶은 마음 한결같이 가지고 있을 거면, 우선 떠나자. 정말 떠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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