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많이 한 시집이었다. 기대를 반영하듯 평범한 시집이 아니다.
우선, 시집의 형태가 달라졌다!
위로 넘겨 읽는 대본 형식.
시 한편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나가기 더욱 좋은 모양.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반짝이는 옷을 만들어내듯이^^,
시인은 독일에서 한 줄 한 줄 공들여 명품 문장들을 만들어 냈고
그것은 마음에 콕 박혀 반짝인다.
더군다나 이번 시는 더욱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진 느낌이다.
내면의 고백은 정적이지만 그 고백의 대상은 세상 전체를 향해 있다.
큰 세계를 향한 그리움의 외침에 내 마음에 일렁이는 파도도 더 높이 솟구치는 느낌.
시집의 해설에 '서정시가 사람들에게 주는 울렁거림~'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허수경 시인의 시가 딱 그렇다. 두근거리고 현기증이 나는, 울렁이는 느낌.
누군가가 생각나기도, 내 안에 있던 감각들이 천천히 뒤집어지고 다시 제 자리를 찾는,
알 수 없는 멀미와 울렁거림
이렇게 추운 날 심장이 뜨겁게 뛰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시들. 좋았다. 또 괜히 외롭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