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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님의 서재
  • 세계사 다이제스트 100
  • 김희보
  • 17,550원 (10%970)
  • 2020-02-14
  • : 188

가끔씩 딸이 어릴 때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이었냐고 물어 볼 때가 있다. 그러면 늘 대부분의 과목을 다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보면 어렵게 국어나 수학이라고 조금 뜸을 들이다 대답하곤 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썩 좋아하지 않았던 과목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역사와 세계사 과목이었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역사나 세계사 선생님들 모두 재미있으셨고 열의를 다해 가르치셨다. 그런데 왜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까? 일단 관심이 별로 없었고 그러다 보니 억지로 외우면서 공부했던 것 같다. 나름 잘 외우는 편인데도 유달리 역사와 세계사 과목은 애를 먹었는데 그 이유가 거기 있었나 보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이랑 결혼을 하게 되었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좋아하지 않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궁금한 것도 별로 없었고 기초적인 지식 정도는 갖고 있으니 아쉬울 것도 없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아이를 낳게 되니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에 대답도 해주고 스토리도 들려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물론 아빠가 척척 알려 주지만 아이와 늘 가까이 있는 것은 엄마니까 내가 좀더 공부해 두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째 아이는 스스로 역사 관련 책을 많이 읽고 아빠와 대화도 많이 나누어 역사 쪽으로 너무 잘 했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둘째는 그렇지 않은 거 같아 조금 걱정이 되었다. 아이가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도움의 일환으로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역사나 세계사 모두 시대적 흐름을 잘 이해하고 그 시대에 따른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연결해서 안다면 훨씬 머릿속에 잘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연결이란 게 참 어렵다.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가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배우고 있지만 그때그때 배우는 내용을 단편적으로 이해할 뿐 그것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야는 대부분 부족하다. 물론 고학년이 될수록 나름의 인지 능력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대부분의 아이들에겐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을 보면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시대적 순서로 정리하되 그 시대의 주요 사건을 먼저 요약해서 설명해준 뒤, 그 사건과 인물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 이어지는 구성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복잡하지 않고 간결한 느낌도 들고 궁금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찾아보는 것도 쉬워서 초보자들이 읽기에 좋았다. 그리고 고대 세계의 전개부터 현대 세계의 동향까지 세계상 큰 영향을 주었던 사건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여러 책을 읽지 않아도 기초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작가의 이력이다. 국어국문을 전공하신 뒤 교육학, 목회학 박사를 거쳐 대학교에서 한국문학, 고전연구, 현대문학을 가르치셨다는 거다. 역사뿐 아니라 문학, 종교까지 두루 섭렵한 분이라 그런지 세계사에 있어 그 사건이 갖는 의미를 보다 폭넓게 바라보며 서술해주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성경에 나오는 내용을 접목시켜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역사 교과서에 잠깐 등장하는 용어들도 비교적 섬세하게 설명을 해놓으셔서 나중에 아이에게 얘기해 주거나 읽어보라고 권해 주고 싶다. 나처럼 세계사에 자신이 없는 분들이나 역사 공부에 도움을 바라는 학생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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