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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님의 서재
  • 광수생각 : 그러니 그대, 부디 외롭지 마라
  • 박광수
  • 13,950원 (10%770)
  • 2020-02-01
  • : 435

1997년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광수생각이 이 책을 통해 마지막을 고했다. 23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기에 정말 이 책이 마지막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오랜 세월 우리 마음을 위로해 주었던 이 고마운 작품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 마음이 컸다. '신뽀리'라는 주인공의 이름도 그의 커다란 눈과 개구진 표정도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작별을 고하니 서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독자들을 위해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을 내놓았던 작가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광수생각은 아주 오래전에 그려진 내용이라도 현재의 우리가 읽었을 때 전혀 괴리감이 들지 않는다. 그것은 시대가 바뀌어도 우리네 살아가는 인생사는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빈부의 격차가 있고 사회적 계급과 갈등이 있고 청춘들의 고민, 시대적 아픔이 있다. 인간관계 속에 나타나는 사랑, 이별, 갈등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실패의 아픔이나 삶의 고비도 어느 때나 있을 수 있으니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웃음 속에 진지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무겁게 느껴지는 삶의 무게를 만화로 재미나게 표현하다 보면 자칫 가볍게 여겨질 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광수 생각은 그림에 나타난 상황 설정이나 언어 유희가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풍자적인 요소가 많더라도 웃음과 함께 전해지는 그 안의 깊은 목소리가 우리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작가의 섬세한 목소리는 그림과 함께 적어 놓은 짧은 글에도 잘 담겨 있다. 읽다 보면 울컥 눈물이 날 때도 있다. 그렇게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하게 만드는 작가의 힘은 그가 세상을 살며 겪었던 경험들을 솔직하게 담아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유년시절도 앞날에 대한 막막함 속에 고민하던 젊은 시절도 삶을 되돌아보며 회한에 잠기는 중년의 시절도 작가는 감정을 과도하게 쏟아내지 않고 담담히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위로의 한 마디가 늘 자리하고 있다.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잘 버텨내자고 당신은 그럴 수 있다고 바카스 같은 한 마디를 건네 준다. 이러하니 우리 안에 자리했던 현실적인 답답함이나 피로감을 해소해 주는 광수생각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은 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며 그때마다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나의 책장 가장 꺼내기 쉬운 곳에 모셔두고 한번씩 꺼내 보지 않을까 싶다. 박광수 작가의 새로운 작품 또한 기대하며 기다려 보려 한다. 부디 독자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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