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 참 힘든 세상이다. 특히 결혼한 여자가 취업하기는 더욱 힘든 세상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주부라도 말릴 수 없는 일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고 직장에 취업하여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허락된 일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그 소중한 기회를 주부들에게 누리게 해 주기에는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물론 그 힘든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길을 닦아가는 주부들도 있다. 그 과정에서 겪었을 그분들의 땀과 노력은 말해 무엇하랴.
그런데 일반적인 사람들의 보통의 직장 스토리는 그리 아름답지 않다. 직장 상사와 동료간의 관계도, 월급이라는 노동의 대가도, 근무환경도 썩 좋지는 않다. 그저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버티는 것이다.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이다. 그 사이사이 일에 대한 보람도 찾고 실적도 올리고 연봉도 올라간다면 그나마 일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마저 지지부진하다면 결국엔 '퇴사'라는 걸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감자'도 대학을 졸업하고 몇 개의 직장을 거치며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하려 하는 평범한 주부이다. 그런 그녀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것은 한두 가지의 문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소기업에서 채용하는 직원수는 한정되어 있고 그 작은 인원으로 최상의 실적을 올리려니 개인이 맡아야 할 일은 늘어갈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 일을 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스펙이 쌓이거나 월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회사가 이전을 하는 것도 상사들의 의논으로만 결정이 되어 통보 받을 뿐 직원의 개인 의견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집에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직장을 묵묵히 다녀야만 하는 일개 직원인 것이다. 그나마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던 동료 '고구마'도 퇴사를 하고 나니 주인공 감자는 회사에 남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 한다. 퇴사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다시 백수의 삶을 살게 되었을 때 앞으로의 생활을 걱정할 것이 분명하지만 어떤 의욕도 없이 기계적으로 힘들게 다녀야 할 직장이라면 퇴사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래서 감자는 실행을 한 것이다.
저자도 책의 처음에 얘기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사례의 책들은 많지만 자신처럼 회사 생활에 실패한 사례의 책은 잘 없다고.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 실패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 툭 털고 일어나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시 도전하라고. 여기서 나가면 내가 갈 곳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떨쳐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감자도 고구마도 퇴사 후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한 발짝씩 더디게 가면 언제 내 꿈에 도달할까 싶지만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것.
힘든 직장생활 속에 분통 터지는 일을 당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웃음으로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 고구마 같은 직장 동료가 있다면 그래도 버틸만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힘든 일도 의논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그 힘든 직장생활도 심지어 퇴사도 두렵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