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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님의 서재
  •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리커버 에디션)
  • 김태원
  • 16,200원 (10%900)
  • 2019-05-24
  • : 191

선물이라 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받는 것만으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생각'을 선물한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생각일까?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구글코리아 상무와 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라는 직함을 모두 갖고 있는 걸 보면 평범한 생각을 지닌 작가는 아닌 거 같다. 직업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과 창의적인 사고로 똘똘 뭉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그만의 독특한 이력이 있을 거 같아 첫 장부터 세심하게 읽기 시작했다. 책의 구성도 그렇고 사이사이에 생각해 볼 문제를 투척해 놓은 걸 보니 역시 남다른 사고방식의 소유자임에 분명했다.

김태원이란 작가가 선물하는 23가지 생각의 프레임은 분명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었고 기발한 사고였다. 소제목 따라 그 내용을 읽다보면 그의 삶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그가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 그 속에서 얻어 낸 창의적인 생각까지 다 풀어 놓았다. 어쩌면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소소한 경험도 그에게는 큰 깨달음이었고 그것을 그냥 좋은 추억 하나로 넘기지 않고 그 속에 얻은 아이디어 하나하나 차곡차곡 모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것이 그에겐 소중한 자산이 되었고 이 책을 쓰는 데에도 자양분이 된 것이다. 어떻게 저 순간에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똑같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난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고개를 저으며 읽다 보니 어느새 내 자신이 만들어 놓은 단단한 생각의 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생각의 틀을 다른 관점과 폭넓은 시야로 깨버리는 작가의 언변에 깜짝 깜짝 놀라며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다. 그가 풀어 놓은 다양한 경험과 거기서 얻은 사고의 확장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누군가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래서 평범한 누군가도 작가가 전하는 사고의 전환을 따라하다 보면 딱딱하게 굳어 있던 생각의 틀이 말랑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번 따라해봐야지 하고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숫자가 스토리를 만나다'라는 소제목과 함께 펼쳐놓은 그의 아이디어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숫자와 공식만으로 표현할 수 있어 어떤 이야기든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는데 내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아이디어였다. 어디에선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그 주제를 화면에 하나의 문구로 띄우게 된다면 한번쯤 활용해 보고 싶은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무조건 새로운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기발하고 새로운 생각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 사회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며 나만이 아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생각에는 바로 그러한 것들이 담겨 있어 듣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인기 강연자로서 수많은 곳에 초청이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사회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 좋은 학벌과 훌륭한 직장을 가진 그이기에 그의 가정환경과 지나온 과정이 여유롭고 화려할 것이라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말미에 녹록지 않은 가정 형편에서 어떻게 공부를 해왔는지 재수라는 힘든 시기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솔직히 적어 놓았다. 그러한 경험이 그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어떤 생각을 심어 주었을까? 잊고 싶은 안 좋은 기억조차 자신을 일깨운 소중한 기억으로 여기며 거기서 얻은 유용한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그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읽은 후 책을 덮고 보니 '굳어 있는 생각의 틀을 부수는 창의력 특강'이란 말이 책의 뒷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굳어 있는 생각의 틀은 어떻게 깨질 수 있을까? 주변을 돌아보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들(성공이든 실패든)을 내 것으로 만들 때 가능하지 않을까?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선물처럼 나누어 주는 작가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굳어진 생각의 틀은 훨씬 더 수월하게 부술 수 있을 듯하다.

이번 여름방학, 오랜만에 집에 오는 대학생 딸에게 이 책을 건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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