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입시를 치러야 하는 한국 교육에 있어 끝까지 공부를 해낼 수 있는 힘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럼에도 입시를 치르기까지의 그 과정은 녹록치 않고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힘든 현실 앞에 주저앉기 일수다. 그렇다면 끝까지 공부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자신의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는 저력은 어떻게 키워지는 것일까? 소위 말하는 공부 자존감이란 것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저자는 23년간 교육현장에서 보고 듣고 깨달은 바를 이 책에 풀어놓았다.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담임선생님으로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은 이 책의 내용을 채우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사람의 학부모로서 그리고 교사로서 아이의 타고난 기질과 재능, 환경, 부모의 영향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아이의 특성에 따른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읽다 보면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아이가 떠오르기도 하고 내 아이와 같은 예도 찾을 수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된다.
책 표지를 보니 이제 초등 고학년의 궤도에 오른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문구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다. '진짜 공부는 초등 고학년부터 시작된다!' 진짜 공부라니....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공부는 뭐란 말인가? 초등 저학년, 그보다 더 어린 유아기때부터 진행된 공부들은 별 소용이 없다는 말인가? 요즘에는 선행이다 조기교육이다 하면서 어린 나이에 공부를 시키는 부모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은 몇 년의 선행은 기본으로 해낸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일찍 많은 것을 시작한 아이들이 유리한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폐단도 많다. 너무 어린 나이에 공부에 파묻힌 아이들은 빨리 지쳐버리고 끝까지 공부를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공부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다.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가치가 높은 사람은 '자아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그리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것에 대한 성취감을 맞본 사람은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이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목표를 이루어간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 목표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는 공부를 시작하는 시기나 공부머리와는 상관없이 뒷심을 발휘하게 하여 좋은 결과를 낳게 하기도 하니 부모로서 좀더 신경을 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아이 발달과 기질에 따른 사교육의 선택, 사춘기 아이들에 대응하는 방식, 긍정적인 학습동기를 만들어 주는 실례, 선행학습의 영향 등 부모라면 관심을 갖고 바라볼 내용들이 골고루 담겨 있다. 건강한 자아상을 만들어 주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