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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명한 세계사 1
-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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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 2025-04-08
: 433
댄 존스, 마리아 아마랄, <선명한 세계사 1> (윌북, 2025)
1. 상궤를 벗어난 역사서를 읽는 즐거움
역사서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 못잖게 길다. 그중에서도 역사학자들이 저술한 소위 정통파의 역사서는 사료의 풍부함과 취재의 충실함, 그리고 텍스트를 짜임새 있게 조직해내는 사가 본인의 필력으로 승부를 보아온 것이 오랜 관행이다. 동양에서는 공자나 사마천, 서양에서는 헤로도토스나 투키디데스가 그 시조다.
그러나 예외의 경우가 종종 있다.
첫째로 언급할 것은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문필가들이 특정 시대, 특정 국가, 혹은 세계사 전반을 겨누어 저술한 역사서의 경우이다. 최초의 SF 작가로 유명한 허버트 조지 웰즈의 <Outline of History>, 미술사학자로 유명한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History of the World>, 삼총사 이야기로 유명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Gaule et France> 등이 좋은 예다. 이 경우 저자의 인지도와 전문 작가로서의 필력, 혹은 비전공자 특유의 넓고 얕은 입담이 역사 이해의 독특하고 신선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둘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본작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시각자료가 동반되는 역사서의 경우이다.
이 책의 집필을 위하여 브라질 출신의 역사 채색 전문가이자 디지털 컬러리스트인 마리나 아마랄과,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겸 넷플릭스 역사 관련 컨텐츠 크리에이터인 댄 존스가 협업했다. 역사적으로 유의미하거나 유명한 사진들을 아마랄이 총천연색으로 복원하고, 각 사진에 적합한 스토리텔링을 댄 존스가 덧붙였다.
당대 문화상의 추적과 치밀한 고증을 통한 컬러 복원, 그리고 각 사진에 따르는 이야기의 압축적인 진술은 따로 떼놓고 보아도 쉽지 않은 작업인데, 이러한 방식의 협업이 이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이 책의 한 특장이다.
이러한 부류의 역사책이 흔치 않은 까닭에, 이 책의 정체성을 이루는 핵심은 역시 사진에 있다고 하겠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왼쪽의 스토리텔링과 오른쪽의 컬러사진을 함께 살피지 않는다면 저자들의 의도에 부합하는 온전한 독서가 되기 어렵다.
2. 책이 다루고 있는 시대
본작은 총 두 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에 리뷰하는 것은 첫 번째 권이다. 다루는 시점의 시작은 당연히 카메라의 발명 시기인 19세기 중반을 전후한다. 첫 번째 권에서는 1850년대부터 1910년까지를 다루었다.
3. 상상만 하던 광경을 실제로 보게 될 때
흔히들 독서의 주된 효용이자 두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능동적인 정보의 생산 및 흡수'를 꼽는다. 상상력과 사고력이 많이 동원되어야 하는 문학을 읽을 때 특히 그렇다.
그러나 원작 도서를 읽으며 어렴풋이 상상만 하던 광경이 영화화된 경우에도 열광하는 것이 인간이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트리위저드 시합에 참전한 해리가 빗자루에 의지하여 용과 맞서는 장면이나,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에서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연출을 선보인 헬름 협곡 전투 등이 좋은 예다. 영상이란 물론 상상 가능한 수많은 방식 중 단 하나만을 구현한 것이기는 하나, 인간은 역시나 시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영상 매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어쩌면 역사서의 경우 더더욱 시각자료의 중요성이 큼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을 수 있었다. 해석하는 시각의 차이는 있을 것이나, 개개의 역사적 사건을 주도한 인물이나 배경이 되는 장소 등은 문학에서와 달리 반드시 실재했던 것으로 특정되기 때문이다. 전설과 역사가 아스라이 뒤섞인 고대사도 아니고,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속하는 19~20세기를 다루었으니 더더욱 그러할 수 밖에.
또한, 그간 다른 역사서를 읽으며 텍스트와 상상력을 이용해서만 머릿속에 그렸던 영상과 인물들의 실제 모습을 보는 것은 일종의 '기억을 보정해주는' 효과로도 작용했다. 순간을 영원히 잡아내는 사진의 힘이란 과연 대단하다.
* 이 책은 @woojoos_story 모집, @willbooks_pub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_세계사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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