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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n님의 서재
  • 언제라도 군산
  • 권진희
  • 17,550원 (10%970)
  • 2026-05-15
  • : 330



푸른향기 신간,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네 번째 책 <언제라도 군산>은 건축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소에서 일했던 권진희 작가의 군산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여행 에세이다. 전주에 거주하며 군산을 앞마당처럼 드나든다는 작가는 전작 <언제라도 전주>, <찰랑이는 마음은 그냥 거기에 두기로 했다> 등에서 보여준 다정한 문체로 군산의 매력을 소개한다. 이 책은 단순한 맛집 탐방을 넘어 역사와 건축 & 문학이 어우러진 입체적인 소도시 여행 가이드로서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1부: 맛 여행>은 군산의 미각을 탐험하는 맛집과 카페 중심 코스다. 명궁칼국수, 영화건강원 버드나무, 양식당 소현고택, 제과점 이성당, 영국빵집, 레스토랑 파라디소 페르두또, 양식당 스테이플, 멕시코 음식점 치코, 중식당 용궁반점을 방문하기 좋다. 카페로는 카페 틈, 카페 군산과자조합, 움브라 에스프레소, 희현커피를 추천하며 시기가 맞는다면 군산 수제맥주 앤 블루스 페스티벌도 좋은 여행지다.


<2부: 멋 여행> 역사가 숨 쉬는 박물관과 미술관 및 산책로를 걷는 코스다. 옛 군산세관 본관, 군산 근대미술관(옛 일본 제18은행), 근대역사박물관,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을 통해 근대 역사를 짚어볼 수 있다. 여담 미술관, 동국사, 임피역사, 임피향교 일대 탐방도 추천한다. 골목시장 영화타운, 젤라또 노베오, 재즈클럽 대디, 자주적관람 같은 현대적 공간과 월명공원, 월명호수, 은파유원지, 비응 마파지길, 금강습지생태공원 등 자연 명소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3부: 책 여행>은 동네 책방과 문화 예술 인프라를 집중 조명하는 코너다. 도서문화공간 조용한흥분색, 책방 마리서사, 책방 그래픽숍, 심리서점 쓰담, 무인 헌책방 고요서재, 책방 한길문고, 예스트서점, 리루서점 등 다채로운 서점들을 방문해 볼 수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 군산시민회관이었던 군산회관, 군산북페어 등 군산의 문학적 토양을 경험하는 일정도 의미가 깊다.


<4부: 영감을 찾아서>.. 문학과 영화의 배경이 된 군산을 테마별 코스로 엮었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 코스로 백년광장 일대와 째보선창을 걷는다. 조예은의 <적산가옥의 유령>, 불친의 만화 <해망굴 도깨비>를 따라 신흥동 일본식가옥(구 히로쓰가옥)과 해망굴 및 말랭이마을을 탐방한다. 황석영의 <할매> 배경인 하제마을 팽나무, 조정래의 <아리랑> 무대인 뜬다리부두와 구암동산 코스도 훌륭하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초원사진관, <타짜>의 국제반점, <화려한 휴가>의 구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 다큐멘터리 <수라>의 수라 갯벌을 문화 여행 컨셉으로 제안한다. 저자의 군산에 대한 애정과 경험, 식견이 녹아든 4부는 독자들이 그대로 코스를 답습해도 되고, 이를 응용하여 자신만의 시그니처 코스를 발굴해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언제라도 군산>은 단순한 관광 명소나 맛집 리스트를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이 품은 역사적 맥락과 현재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교차시킨다. 건축을 전공한 권진희 작가는 공간의 뼈대를 읽어내는 동시에 그 안에서 온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일제강점기의 상흔이 남은 거리에서 피어나는 로컬 문화를 섬세히 포착하며 장소를 어떻게 감각하고 사유해야 하는지 제안한다.


군산은 시간이 멈춘, 흐름이 정체된 도시가 아니다. 책을 읽으면 이 오래된 항구 도시가 얼마나 격렬하게, 다이내믹하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흔히 군산 여행이라 하면 근대역사 문화거리의 적산가옥이나 유명 제과점의 빵을 떠올리는 데 그친다. 작가는 그 납작하고 얄팍한 편견을 건축가 & 여행가의 입체적인 시선으로 걷어낸다. 골목길 구석구석 숨겨진 사람의 온기를 찾아내고, 낡은 골목에 덧칠해진 새로운 문화의 결을 섬세하게 읽어낸다.


이 책을 나침반 삼아 군산으로 떠난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새로운 군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군산의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몇 번 가본 도시지만, 다시 가고프게 그리웁게 만드는 책이다. 나만의 속도로 컨셉으로.. 낯선 골목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기꺼이 추천할 만한 여행 서적이다.


푸른향기 출판사의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는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한 작은 쉼표를 지향한다. 나만의 속도로 도시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다. 2025년 출간된 권진희 작가의 <언제라도 전주>를 시작으로 채지형 작가의 <언제라도 동해>, 김혜경 작가의 <언제라도 경주>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된 네 번째 책 <언제라도 군산>에 이어 다가오는 신작으로는 강릉, 통영 편이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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