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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n님의 서재
  • 악의 교전 1
  • 기시 유스케
  • 16,920원 (10%940)
  • 2025-02-26
  • : 3,410







'학교'라는 고인 연못에 백상아리가 숨어들었다.

녀석은 거대한 살의와 날 선 이빨을 숨긴 채, 미소를 지으며 멋 모르는 어린 금붕어들에게 접근하는데..


<13번째 인격>, <검은 집>의 기시 유스케 작가_<악의 교전>이 현대문학에서 개정증보 재출간되었다.

신성시되고 폐쇄된 공간, 학교에 살인 자체를 즐기는 '사이코패스' 선생이 활보한다면?이라는 한 문장에서 악의 향연이 시작된다.



'하스미 세이지' 선생. 그는 타인의 고통, 슬픔, 괴로움에 공감하지 않고 무신경하게 바라보는 사이코패스로 태어났다. 어린 그가 정상이 아님을, 이미 살인을 저질렀음을 알아차린 친부는 어떻게든 교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악한 하스미의 제물이 되고 만다. 이런저런 경력을 쌓고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신코 마치다' 고등학교로 흘러든 하스미. 문제아들이 모인 2학년 4반의 담임을 맡으면서 재기 넘치는 영어 수업과 자상한 성격으로 인기를 한몸에 받는다.


육체적 성장만 가속화된, 영악하고 되바라진 학생들은 집단 따돌림, 폭력, 절도, 마약, 원조 교제, 성추행 등을 일삼고, 일부 교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까지 한다. 절대적인 살의를 철저히 감춘 채 학교 안을 활보하는 하스미. 허나 몇몇 촉이 뛰어난 선생과 학생들은 그의 이중적인 면, 이면에 숨은 짙은 어둠을 알아차리고 경계심을 표출하는가 하면, 정체를 밝히기 위해 뒤를 캐기 시작한다. 결국 넘치는 살의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신경을 건드리고 심기를 거스르는 이들을 교묘히 제거해 나가는 하스미.


아무리 자살 또는 실종으로 위장한다 해도 살인 건수가 늘어나고 꼬리가 길어지면 결국 밟히는 법. 유령의 집 학교 축제를 준비하는 어느 야간, 살인 혐의를 벗어나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하스미는 대대적인 학생 강제 졸업 작전을 결행하는데.. 과연 그는 피바다의 현장에서 유일한 생존자 겸 피해자로 둔갑하여 혐의를 벗고 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의 가증스러운 인두겁을 벗기기 위한 학생들의 필사적인 몸부림, 사투가 벌어진다.


2013년 영상화된 미이케 다카시 감독 <악의 교전>을 극장에서 보고 냉혹하면서 태연자약한, 표정 변화가 없는 하스미의 학살 장면에 몸서리를 쳤다. 십여 년이 지나 재출간된 원작 <악의 교전>은 기시 유스케 작가 특유의 생생하고 디테일한 텍스트와 빈 틈 없는 서사를 통해 희대의 살인마 '하스미'를 다시 불러냈다. '서푼 짜리 오페라'의 '모리타트'의 선율을 휘파람으로 부르며 샷건을 든 채, 교내 곳곳에 숨은 학생들을 유인하고 처단하는 종반부는 차오르는 경악에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일체의 동정, 자비심, 죄책감을 거세당한 사이코패스의 내면 심리, 성장 과정, 철두철미한 살인 수법 등 그 실체를 낱낱이 고발한 <악의 교전>. 피와 살점이 뒤엉킨 호수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상어는 정체를 숨기고 다음 목표를 노리고 있다. 짝을 잃은 까마귀 '무닌'은 불길한 까옥까옥, 울음을 뱉으며 누군가에게 경고하는 것처럼 그 위를 선회한다. 어디선가 들리는 연쇄살인마, '나이프 맥'의 휘파람 소리에 까마귀마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덧붙여 <악의 교전> 개정증보판에는 프리퀄과 사후 이야기를 담은 미공개 단편 <비밀>, <악.의.교.전>이 수록되어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모던 호러 & 장르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필독과 더불어 소장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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