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비밀 정부요원, 현재는 망상병 환자로 정신병원에 장기입원 중?!
어느날 갑자기 얻게 된 초능력으로 국정원의 비밀요원으로 활동하던 배씨 일가 3대가 눈 떠보니 ‘파랑새 증후군’이라는 망상병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입원을 하게 됐다. 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가족의 정신병원 탈출기.엄청나고 특별한 초능력이라기엔 다소 귀여운 초능력을 얻은 배씨 가족들이 펼치는 액션활극이다. 우리네 옆 집 어딘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배씨 가족은 도저히 히어로물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또 그만큼 잘 어울릴 수가 없다. 한 번쯤 상상해 볼 법한 ‘어느 날 내게 초능력이 생긴다면?’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나간 책이다. 약간은 건조하고 염세적인 주인공들과 미친 상황에서도 일관된 그들의 태도가 정말 은은하게 돌아있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묘하게 웃겼다.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정말 배씨 가족이 망상병 환자들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온갖 일이 일어나는 요즘 세상에서 덜 미친 사람과 더 미친 사람을 구분 하는게 큰 의미가 있기는 할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가제본 서평이다보니 중간에 비워진 부분들이 오히려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껏 상상해볼 수도 있었다. 정식 출간된 후에는 어떤 단어로 채워져 있을지 궁금하다.
미친 사람은 보통 자신이 미쳤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미친 사람을 돕고자 하는 사람은 각오를 단단히 헤야 한다.- P9
파랑새증후군 같은 소리 하네. 난 그냥 청년실업의 피해자였는데.- P40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대로 미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 생각대로 미치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