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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님의 서재
  • 몸몸
  • 박서련
  • 11,700원 (10%650)
  • 2024-11-13
  • : 1,770

<몸몸>은 자기 몸의 ‘특정 부위’와 평생 평화 협정을 맺지 못한 주인공의 피·땀·눈물 어린 사투를 다루고 있다. 줄거리를 다 털면 안되니 핵심 구조만 말하자면, 이 소설은 [콤플렉스 발견] -> [극단적 결단(의학의 힘)] -> [뜻밖의 사회적 태클]이라는 간결하고도 강력한 3단 콤보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설의 초반 뼈대를 지탱하는 건 하이퍼리얼리즘 가득한 성형외과 실장과의 '밀당'이다.

나: "여기만 조금 조지면 제 인생이 바뀔 것 같은데요."

상담실장님: "어머, 고객님! 정답을 아시네! 근데 거기보단 여기가 더 문제세요. 이쪽도 하시면 세일 들어가시구요~"

작가는 이런 식의 대화와 심리를 아주 찰지게 묘사한다. 내 몸을 자꾸 '파츠' 단위로 나누어 평가하는 현대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주인공의 웃픈 독백을 통해 유쾌하게 꼬집어내고 있다. 이 소설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뼈 때리기'다. 단순한 다이어트 성공기나 실패기였다면 지루했을 건데, 뼈대를 이루는 진짜 갈등은 '내 몸뚱이'가 아니라 '남의 눈', 특히 '가장 가까운 타인의 입방정'에 있다. 현대인의 감옥인 단체 카톡방을 통해 주인공의 은밀한 비밀이 중계되는 순간, 소설은 스릴러 뺨치는 긴장감을 선사하는데, 대놓고 욕하진 않지만 은근히 걱정해 주는 척하면서 멕이는 위선의 현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또 아주 쏠쏠하다. 그래서 이 책, 어떤 맛이냐 하면? 0.1밀리미터도 도망칠 수 없는 '육체'라는 감옥을 인정하게 만드는 묵직한 팩트 폭행(매운맛). & '나만 이러고 사는 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과, 작가 특유의 찰진 입담이 주는 소소한 유머(단맛). 결말이 어떻게 될지, 주인공의 거대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 보도록~ 확실한 건, 이 책을 읽고 나면 거울 속에 비친 내 뱃살이나 콤플렉스를 보며 '에휴, 그래. 너도 나랑 사느라 고생이 많다' 하고 슬쩍 웃으며 토닥여줄 여유가 생길 것이다. 아마도?ㅎ 재밌다. 짧다. 짧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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