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가이드북은 미스터리 장르라는 분야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는 도서이다. 하지만 가이드북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장르의 분류, 기법, 평가까지 심도 깊게 다루기 때문에 초심자보다는 익숙한 사람이 읽을 때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꼭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가 파트3의 기법 부분이었다. 여기서 트릭에 대해서 소개하는데 트릭이란 범죄를 숨기고 독자를 속여먹는 장치이다. 허술한 작품이더라도 트릭 때문에 읽을 가치가 생기는 경우가 생길 정도로 트릭은 미스터리 장르의 기둥이라 할 만하다. 특히 서술 트릭은 독특한 면이 있다. 단순히 작품 내에서 등장인물들이 펼쳐가는 물리 트릭이나 심리 트릭과는 달리 서술 트릭은 작가가 직접 독자를 기만한다. 독자는 작가의 서술을 신뢰하면서 작품을 읽게 되는데 이를 배신하고 등장인물의 이름, 성별, 나이, 시간, 공간을 은근슬쩍 바꿔가며 착각을 유도한다.
서술 트릭이 쓰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만으로도 거대한 스포일러가 되기에 미스터리 가이드북은 서술 트릭이 쓰인 작품을 나열하지 않았다. 이 책의 가장 뒷부분에 추천 미스터리 소설 100선을 추천해 주는데 나도 읽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서술 트릭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여기에도 서술트릭이 쓰였다는 말은 쓰여있지 않았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저자가 미스터리에 진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재미난 유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