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내용도 많고 전쟁을 배경으로 한 어려운 내용이어서, 읽으면서
좀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1800년대의 유럽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읽는 것이
내용의 이해를 도울 것이다.
배경은 ‘카디스’이다. 희대의 영웅이라 불리는 나폴레옹이 점령하지 못했던 곳.
카디스에는 프랑스군의 끊임없는 포탄이 날아오고, 바람 잘날 없이
소녀들이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살해당하는 연쇄살인사건마저 발생하게 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곳에서는 프랑스 군의 포탄 조각이 발견되는 공통점을
알게 된 형사 티손은 살인범을 잡기위해 잔인한 모습을 보이면서, 고군분투하게 된다.
그리고 단순히 이 이야기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물리교사였으나
전쟁이 나자 프랑스 군에 소속되어 포탄을 개발하는 데포소 대위의 이야기와,
좋은 집안에 태어난 롤리타 팔마와 선장 페페 로브의 이루어질 수 없는 듯한
애틋한 사랑 이야기까지 크게 세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에는 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지만
읽어 내려 갈수록 각각 전혀 관련 없을 법한 이 이야기들이 절묘하게
한데 어울어져 있는 것을 보며 작가의 구성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전쟁소설이라 하면 보통 잔인하고도 딱딱한 이야기나 가족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데 이 소설은 단순한 전쟁 소설이 아니다. 전쟁과 실제 역사,
추리와 연애가 한데 어우러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진짜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이득 보다는 너무나 큰 상처로만 남는 전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고,
마지막엔 아쉽고 멋있었고, 가슴 아픈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