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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ella님의 서재
  • 7년의 밤
  • 정유정
  • 16,650원 (10%920)
  • 2011-03-23
  • : 43,370
열두 살짜리 여자아이의 목을 비틀어 살해하고, 여자아이의 아버지를 몽치로 때려죽이고, 자기아내마저 죽여 강에 던지고, 댐 수문을 열어 경찰 넷과 한 마을 주민 절반을 수장시켜버린 ‘미치광이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힌 서원.

그 낙인이 꼬리표처럼 끊임없이 따라다녀 12번의 전학 끝에 자퇴를 하게 되고, ‘선데이 메거진’은 그를 한순간도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기위해 계속해서 그에게 보내진다. 정착할 곳마저 잃은 채 떠돌아다니게 된 어린 그의 인생은 서 있을 곳 없는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된다. 겨우 정착한 등대마을에서 평화롭게 지내게 되는 듯하지만,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자 룸메이트였던 승환은 갑자기 사라지고 퀵으로 배달된 USB안에 든 소설들을 보며 서원은 양파껍질을 하나하나 벗겨 나가듯 과거의 진실들을 알아 가게 된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는 세령호. 얽히고설킨 ‘진실’이 숨어 있는 곳.

기구하고 잔혹한 운명과 자기만의 세계를 지닌 사람들. 각각 다른 인물들의 관점에서 이야기한 당사자와 같은 감정이 느껴질 정도의 생생한 묘사에 한순간에 몰입되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한 사람들은 자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도, 죽음마저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특히, 아들을 처음 봤을 때, ‘우리 아들’이 아닌 ‘내 아들’이라 했던 최현수. 그 한 남자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마음 아프게 짠한 한편으로 섬뜩하고 무섭기까지 했다.
잔혹하기 그지없는 생각과 행동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또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표현한 글에 소름이 끼쳤다. 그 섬세하고 에너지 넘치는 묘사들을 단순하기 그지없는 내 글로써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이다.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 놓칠 것 없이 치밀하게 구성된 이야기였고, 한 순간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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