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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부미
  • 앨리스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 14,400원 (10%800)
  • 2015-12-21
  • : 11,231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여러가지 환상적인 요소들로 이뤄져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각종 문화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각색과 2차 창작이 번지고 있는 동화다. 특히 앨리스와 시계토끼의 조합은 일러스트로도 종류를 망라한 여러 상업적인 물건으로도 단연 환영을 받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앨리스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다른 동화와는 다르게 묘하게 기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몸뚱이가 커진 앨리스의 머리가 집 창문 바깥으로 튀어나온 삽화가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을 시작으로 나중엔 이상한 세계에 홀로 떨어져서 난폭한 여왕을 상대로 빠져나가야 하는 앨리스의 처지에 공감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나에겐 어딘가 무섭고 뒤틀린 동화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앨리스 죽이기>를 읽게 되기까지 짧지만 살짝 고민을 했던 것도 같다. 훅훅 빠져드는 추리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이 소설의 프롤로그는 그야말로 잘 차려진 밥상이었다. 검색해서 몇몇 후기와 리뷰를 봤는데, 대체적으로 그로테스크하다, 고어다, 고어호러소설이다 라는 언질이 상당수였다. 나는 고어도 좋아하고 잔인한 묘사도 잘만 삼킨다. 흥미가 돋아 읽어 보았다.

많은 독자들이 언급했던 두 가지 사실은 나와는 좀 달랐다.
첫번째, 앨리스 동화 특유의 등장인물들의 정신나간 대화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분들이 많았는데 나는 그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핑퐁같은 대화가 꽤 재미있고 잘 맞았다.
두번째, 매우 그로테스크하고 고어해 잔인한 묘사가 많이 나와 힘들다는 후기. 내가 고어를 잘 보고 잘 읽어서 그런지 이 부분에서 별로 타격이 없었다. 마지막 메리 앤의 사형 장면이 정말 1차원적으로, 미사여구가 거의 없이 '날 것'으로 표현되는 것에선 뜬금없이 영화 '127시간'이 생각나 내 몸이 저릿저릿 아파오긴 했다.

앨리스 죽이기보다 더 재미있으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독자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추리소설은 많다. 하지만 원래 알고 있던 동화를 뒤틀어 다시 한번 교훈을 주는 이 소설은 참 매력적이었다.
초반엔 일본 문학 번역체 특유의 말투가 조금 거슬렸지만스토리가 재미있어 곧 적응하고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여담으로 도마뱀 빌은 정말 사람 속터지게 하는 캐릭터지만 제일 정이 많이 가고 멍청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런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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